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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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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지
  • 전민일보
  • 승인 2015.04.29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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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미옥 조각가 군산대 강사

 
人人人人人人

“사람이 사람이라고 다 사람이냐,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지라는 뜻이다”

‘조폭마누라’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약간 어리숙한 남자가 조폭두목인 여자와 결혼하면서 벌이는 코미디로, 흥행에 성공해 ‘조폭마누라 2’와 ‘조폭 마누라 3’까지 이어진 영화입니다.

‘조폭 마누라 3’은 홍콩의 조폭들의 세력다툼을 배경으로 합니다. 세력다툼에서 신변의 위험을 느낀 홍콩의 한 조폭조직 보스가 자신의 외동딸인 아령을 한국의 조폭조직 보스에게 맡깁니다.

한국 보스는 중국말을 한다고 큰소리치는 똘마니 기철과 그의 부하인 꽁치와 도미에게 아령을 돌보라고 시킵니다. 그렇게 해서 약간 어리숙한 세 남자와 조폭 보스의 딸답게 도도한 아령이 한 집에서 사는데, 하루는 아침식사를 하던 아령이 거실 벽에 걸려있는 이상한 액자를 발견합니다.

人人人人人人

밑도 끝도 없이 사람 인(人)자만 여섯 개가 나란히 쓰여 있는 겁니다. 아령은 호기심에 넘치는 눈으로 그 액자를 뚫어지게 보고, 세 남자는 입에 가득 한 밥이며 반찬을 우물거리며 아령을 쳐다봅니다. 마침내 아령이 도저히 알 수 없다는 듯 기철에게 묻습니다.

“저 액자에 쓰여 있는 글자의 뜻이 무엇이냐?”
“너 정말 중국사람 맞니? 저런 한문도 모르게. 야, 도미, 네가 설명해줘라, 아주 멋지게 말이야.”
“네, 형님! 야, 잘 들어라, 저것이 우리 집 가훈이다. 뭐냐하면, 사람이 사람이라고 다 사람이냐,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지라는 뜻이다. 이제 알겠냐? "

도미가 거드름을 피우면서 아령에게 사람 인(人)자 여섯 개가 나란히 쓰여 있는 것의 뜻을 알려주는 순간 아령의 입안에 있던 밥이랑 반찬들이 맞은 편에 있던 남자들 얼굴을 향해 총알처럼 튀어나갑니다. 맞은편 남자들은 졸지에 구정물을 뒤집어쓴 생쥐 꼴이 되고요. 아령이 웃음을 참지 못하는 바람에 일어난 해프닝인데, 이 장면에서 관객들도 유쾌하게 웃습니다.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글자를 써놓고, 그럴듯하게 풀어놓으니 얼마나 웃깁니까?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렇게 웃을 일도 아닙니다. “사람이 사람이라고 다 사람이냐,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이지.”라는 말처럼 맞는 말도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말처럼 무서운 것도 없습니다. 우리 주변을 한 번 둘러보십시오. 훌륭한 사람도 많지만, 사람답지 못하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도 얼마나 많습니까? 사람이라고 해서 다 사람인 것은 아닙니다. 사람답지 못한 짓을 하면, 개나 돼지와 똑같습니다. 아니 개나 돼지만도 못합니다. 사람이 사람다워야 사람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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