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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죽고 사는 것은 명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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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고지신] 죽고 사는 것은 명에 달려 있다
  • 전민일보
  • 승인 2015.04.1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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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선 전주대학교 강사

 
死生有命富貴在天

“죽고 사는 것은 명에 달려있고 부귀는 하늘에 달려 있다”

사마환퇴(司馬桓?)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송(宋)나라에서 사마(司馬)라는 벼슬을 했던 집안의 아들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것보다는 공자가 천하를 떠돌아다니다가 송나라에 머물 때, 나무를 뽑아 공자를 죽이려고 했던 일로 더 유명한 인물입니다.

그런 사마환퇴가 송나라에서 내란을 일으키려다 죽습니다. 그의 동생인 사마우가 그렇게 걱정하고 근심하던 일이 현실로 된 것입니다. 사마우는 괴로운 나머지 동료인 자하(子夏)를 찾아가 “남들은 다 형제가 있는데 저만 홀로 형제가 없습니다.”라고 한탄하자, 자하가 위로할 요량으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죽고 사는 것은 명에 달려 있고, 부귀는 하늘에 달려 있다.(死生有命富貴在天)

자하(子夏)는 전국시대 위(衛)나라 사람으로 성명은 복상(卜商)입니다. 공자(孔子)보다 44살 어린 제자로, 공문십철(孔門十哲)의 한 사람입니다. 공자가 죽은 뒤에 위나라 문후(文侯)에게 초빙되어 스승이 되었던 인물인데, 공자가 죽자 너무 슬프게 울다 실명(失明)했을 정도로 스승을 끔찍이 생각했다고도 합니다. 그런 자하가 죽고 사는 것은 명에 달려 있고, 부귀는 하늘에 달려 있다.

사람의 운명은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입니다. 내일 당장 어떻게 될지를 모르는 게 우리 인생입니다. 내 운명이니 내 뜻대로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지만, 나의 의지와 전혀 관계없이 흘러가기도 하는 게 사람의 운명입니다.

도대체 운명이란 게 무엇일까요? 죽고 사는 것은 명에 달려 있고, 부귀는 하늘에 달려 있다는 자하의 말은 그렇게 얄궂은 운명을 잘 보여줍니다. 사람에게 죽고 사는 문제만큼 심각하고 중요한 일이 어디 있습니까? 그런데도 그렇게 크고 중요한 문제는 나의 손을 떠나있습니다. 원해서 태어나지 않았듯이 언제 어떻게 죽을지도 알지 못합니다. 오로지 명에 달려 있을 뿐입니다. 그 명줄을 쥐고 있는 사람은 안타깝게도 나하고는 일면식도 없는 하늘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부유하고 귀해지기를 바랍니다. 가난하고 천해지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내 뜻하고는 상관없는 일입니다. 어떤 사람은 날 때부터 부귀한 집안에 태어나 한평생을 호의호식하며, 어떤 사람은 평생을 가난 속에서 허덕이며 살다 죽는데, 이것 또한 하늘의 뜻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자하(子夏)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듣건대 죽고 사는 것은 운명에 달려있고, 부귀는 하늘에 달려있다고 하더라. 군자가 매사에 조심하고 실수를 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에게 공손하고 예의가 있으면, 사해 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다 형제인데, 군자가 어찌 형제가 없다고 걱정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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