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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는 문화다 - ‘사랑짓는 요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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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는 문화다 - ‘사랑짓는 요십이’
  • 박신국
  • 승인 2007.04.16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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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의 양아버지이자 동정 마리아의 배필’로서 천주교인들에게 추앙받고 있는 요셉.

 성 요셉은 목수였기에 노동자와 임종하는 이들의 수호자로도 공경 받고 있으며 매년 3월 19일은 그를 기념하는 대축일이기도 하다.

 이같이 성서에서도 인간에게는 드물게 ‘의롭다’고 평가하고 있는 요셉을 기리고 있는 이들이 헌신적인 마음을 모아 뜻 깊은 선행을 펼치고 있어 화제다.

 수해에, 폭설에 허물어져가는 집과 갈 곳 없는 고아들을 위해 안식처를 마련해 주고 있는 ‘사랑짓는 요십이’가 바로 그 주인공.
 ‘요십이’는 ‘요셉’의 전라도 사투리다.

 “집을 지어주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하는 요십이 가족들.

 ‘그 동안 몇 채의 집을 지었냐’고 묻자 그들은 “짓고 나면 금방 잊는다”고 말한다.

 “‘내가 집도 지어줬는데’라고 생각하면 무엇을 바랄수도 있기 때문에 얼른 잊는다”고 한다.

▶ “죄 많은 인간을 위해 자신을 헌신한 예수 그리스도처럼.”

“죄 많은 인간을 위해 자신을 헌신한 예수 그리스도를 섬기는 자로써 저희도 세상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

 다른 이들의 보금자리를 지어주는 ‘사랑짓는 요십이(회장 박종구, 지도신부 김봉술)’들이 한결 같이 하는 말이다.

 집을 짓는다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자신의 집이 아닌 다른 사람의 집을 대신 지어준다는 것은 그에 합당한 돈을 받지 않고서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공짜로 다른 이들의 집을 지어주는 이들이 있다.

 그것도 자신들이 직접 건설자재를 구해다 장비를 가져와 손수 집을 짓는다.

 대가는 바라지도 않는다.

 집을 지은 후 함께 땀 흘린 이들이 모여 마시는 막걸리 한잔이면 하루 피로가 가신다고 한다.

 박종구 회장은 “집중호우에, 폭설에 집이 무너진 사람들을 볼 때 ‘이대로 가만히 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같은 뜻을 가진 이들이 하나 둘 모여 헌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 성당에 다니는 이들이 지난 2005년 도내 지역에 심각한 홍수와 폭설로 큰 피해를 입자 뜻을 모은 것이 ‘사랑짓는 요십이’의 첫 출발이었다.

 이 후 종교와 상관없이 어려운 이웃을 돕자는 요십이들의 의로운 뜻에 하나 둘 동참하는 이들이 생겨났고 어느새 40여명이 모여 사랑의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이 모인 요십이들은 지난해 5월 인터넷 카페를 만들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같은 달 28일 김제 용지 신암공소에 방수·내부보수 공사를 시작으로 첫 삽을 뜬 후 지난해만 순창 복흥 어린이집, 진안 동향 할머니집을 공사를 마쳤다.

 올해도 지난 1월 16일 진안 어은 공소 공사를 마친데 이어 정읍 능교 유현미씨 집에 대한 공사를 지난 14일 착수했다.

 유씨의 경우 장애 3급으로 거동조차 불편한 상태며 그녀의 남편은 투병 중이여서 돈벌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중학생부터 초등학생까지 4명의 아이들이 50만원의 국가 보조금으로 생활하던 도중 노후 된 집이 무너지기 직전까지 가던 차에 요십이들의 도움을 받게 됐다.

▶ “장비와 인력은 만반의 준비가 됐지만 자재가 없어서 공사 못해.”

의로운 ‘요십이’들은 진안 어은공소와 정읍 능교 유현미씨 집 공사 외에도 올해 장수 본당, 전주시 동산동 공부방, 순창복흥 이주민 쉼터, 고창 제하리 어르신 쉼터 등에 대한 공사를 계획 중이다.

 요십이들의 공사 계획을 알게 된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 방송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러브하우스’가 떠올리곤 한다.

 어려운 처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따뜻한 보금자리를 마련해주는 과정을 잘 묘사해 사회적으로 큰 호응을 얻었던 ‘러브하우스’와 비교되는 요십이들이지만, 그들은 자신들의 선행을 알리는 것을 반가워하지 않았다.

 박종구 회장은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은 모르게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공짜로 집을 지어준다는 입소문이 퍼지자 여기저기서 ‘자신도 도와달라’는 부탁이 많이 들어온다”며 “이 때문에 진짜 어려운 사람을 먼저 도와야 한다는 마음에 고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박 회장은 “회원들 중 건설회사와 관련된 이들도 있고 장비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도 있어 인력과 장비는 만반의 준비가 됐다”며 “하지만 자재를 구할 돈이 없어 도움의 손길을 뿌리치고 있는 것이 마음 아프다”고 덧붙였다. 

박신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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