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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게 낭만을, 유가족들에겐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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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게 낭만을, 유가족들에겐 희망을…”
  • 박해정 기자
  • 승인 2014.10.28 20: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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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나누는 방송인 조준모씨
▲ 방송인 조준모씨가 지난해 콘서트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남을 돕는 방법과 방식은 많다. 대부분 자신이 가진 것을 아끼지 않는 점은 거의 비슷하다. 자신이 가진 재능과 성공, 인맥 등을 과시하지 않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눠주는 방송인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매년 가을마다 교통사고 유자녀 돕기 콘서트를 열고 있는 평일 아침 운전자들에게 ‘굿모닝~ 준모닝~’이라는 멘트로 유명한 TBN전주교통방송 라디오 DJ인 방송인 조준모(45)씨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도 변함없이 ‘제6회 교통사고 유자녀 돕기 10월의 마지막 전날 밤 콘서트’를 개최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조씨를 만났다.

콘서트는 2009년 조씨가 방송인으로서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고 인지도도 높아지자 의미 있는 일을 한번 벌여보자 하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다.

그렇지만 조씨를 이 같이 움직이게 만든 것은 오래 전 자신이 입원했던 중환자실에서 전신마비 교통사고 환자와의 특별한 만남 때문이다.

조씨가 교통사고 유자녀에 주목하게 된 계기는 2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군 제대 후 25세 때 서울에서 독서실 총무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원을 3개나 다니던 시절이다.

하루 한 끼는 라면, 한 끼는 백반으로 때우며 추운 독서실 사무실에서 잠들기 일쑤였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몸이 서서히 마비가 오더니 전신마비로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했다. 의식은 있지만 전신마비에 말도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 때 옆 병상에 교통사고로 전신마비된 환자가 있었다. 다행히 말은 할 수 있었던 그는 조씨가 의사표현을 못해 힘들어 하는 것을 도와줬다. 6개월 후 조씨의 병세가 호전돼 재활 병동으로 옮긴 후 그를 찾았으나 이미 세상을 떠나고 없었다.

아침마다 라디오 방송을 하면서 교통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중환자실에서 그를 도왔던 교통사고 환자를 떠올렸고 남겨진 유족들은 어떻게 지내나 걱정하다가 교통사고 유가족을 위한 콘서트를 기획하게 된 것이다.

“시민들에게 무료 공연도 선사하고 동시에 어려운 이웃까지 도울 수 있다면 일석이조가 아닐까요”

다소 길고 이색적인 공연 타이틀도 나름 사연이 있다. “선선한 가을 날씨가 공연을 즐기기 좋을 듯해서 10월로 정했는데 10월의 마지막 밤은 가수 이용씨의 브랜드라 생각해 ‘10월의 마지막 전날 밤’으로 정했습니다”

올해로 6회째 공연을 이어오고 있는 그는 “처음엔 일회성 공연으로 출발했었는데 전북도청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첫 콘서트에 무려 1000명이 넘는 많은 관객들의 열띤 호응에 놀랐다”며 연례행사가 된 배경도 밝혔다.

“안치환씨가 마지막 곡을 부르는데 관객들이 마치 태안반도 자원봉사자들처럼 길게 줄을 서서 모금함에 성금을 넣는 모습을 보고 밀려드는 감동을 주체할 수 없어 관객들에게 큰절을 올리고 나도 모르게 매년 공연을 이어가겠다고 공언했습니다”

당시 함께 공연했던 가수 신계행씨가 옆에 있다가 얼떨결에 매년 함께 하겠다는 약속하고 지금껏 동참하고 있다. 공연으로 발생한 수익금과 성금은 20명의 교통사고 유자녀들에게 장학금으로 지원됐다.

그러나 어려움이 적지 않다.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경비 문제로 공연 준비를 시작하는 매년 7~8월만 되면 걱정이 태산이다.

그래도 주변에서 도움 주시는 고마운 사람들이 많다. 조씨는 “연락을 피하는 사람도 있지만 오히려 지인들의 옥석도 가려진다”며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경비 때문에 어려움이 시작됐던 것은 3회 공연 때부터이다. 마침 고교 동창생 하나가 “하다가 그만두면 시작 안하느니만 못하다”며 “3번 정도 공연하고 나면 지원하겠다는 곳이 많을 것”이라고 선뜻 내준 500만원이 큰 힘이 돼 무사히 공연을 이어갈 수 있었다.

다음해부터 올해까지는 전주동양라이온스클럽에서 후원해 조금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했다.

공연장은 아늑하고 적당한 인원 수용이 가능해 매번 도청 야외공연장을 사용하고 있는데 사용료는 무료이지만 지난해부터는 소정의 전기료를 내고 있다.

올해 공연은 오는 30일 목요일 오후 7시 도청 야외공연장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에는 10월의 마지막 밤 가수 이용과 신계행, 임창재, 오로라, 소리새, 김목경 등이 출연해 깊어가는 가을밤 추억을 선사한다.

조씨는 “시민 여러분들은 무료로 공연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며 “하지만 보람된 일을 하는구나라고 생각이 되면 단돈 1000원이라도 도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씨는 많은 사람들이 공연만 즐겨도 인정을 함께 나누는 것이라며 선행을 강요하는 듯한 분위기와 선을 그었다 . “아무 부담없이 많은 분들이 오셔서 시원한 가을밤 콘서트를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조준모씨는

2007년부터 현재까지 TBN전주교통방송 월~금 오전 7~9시까지 ‘조준모의 출발전북대행진(FM 102.5MHz)’을 진행하고 있으며 2005년 전국교통방송 MC 대상을 수상한 유명 방송인이다.

1969년 전북 완주군 운주면에서 5남 1녀 중 막내로 출생했다. 우석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전북대 석사·박사 과정 수료 후 박사학위 논문 준비 중에 있다.

우석대 신방과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올해 우석대 신방과를 진천캠퍼스로 옮긴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사장을 직접 만나 동문들 활동 상황을 전하며 간곡한 설득으로 없던 일로 만든 공로자이다.

학교의 전북잔류 결정에 보답하기 위해 신방과 교수들과 동문들이 십시일반 모금으로 지난 9월 단독학과 최초로 신입생 모집 라디오 광고를 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조씨는 “학업을 계속해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송해씨처럼 내 몸이 허락하는 한 방송을 하고 싶다”며 “우석대 신방과 후배들에게 이론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취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박해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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