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확보에 계절성이 없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이었으나 가을수확을 기다리던 농산물들은 올여름 후반 유난히 많았던 강수량과 일조량이 부족했던 날씨로 인해 원료 수확시기가 늦어지고 윤달이 있는 올해 추석날짜는 예년보다 2주 이상 빨라졌으니 생산 현장들은 한숨 쉴 틈도 없이 대목을 넘겼으리라 생각된다.
아직 여름자락이 남아있어 이제부터 과일을 포함한 각종 농산물들이 제 품위를 찾아갈 텐데 명절 특수를 놓쳐버려 제값받을 방법을 어떻게 찾을지 걱정스럽다.
여러 농산물들도 신선유통 상태로 소비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어 결국 보존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지만 그 중 특히 냉동보관이외엔 방법이 없는 베리류 등 과피가 약하거나 수분조절에 한계가 있어 변질되기 쉬운 작물들을 살리기 위한 방안마련이 절실히 필요하다.
올해 특수했던 상황이 아니더라도 농작물 출하량 조절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감안하여 작물별 가공기술이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작물 중 전국 생산량 20%이상을 전북에서 차지하고 있는 아로니아를 명절 전 가공상품화하기 위해 생산조합 대표 분과 동분서주 노력을 했었다.
일반 베리류와 다른 떫은맛을 개선하고 기호성을 높일 수 있는 레시피개발과 아로니아가 가지고 있는 여러 유효성분들을 유지할 할 수 있는 가공방법 그리고 소비자들의 시선을 잡을 디자인까지 관련 연구자들의 노력과 조합 대표의 열정으로 제품출시를 이루었으나 이른 추석은 이미 코앞에 와있는 상황이었다.
원료 수매시기가 8월 중순이다 보니 숨차게 준비 했던 과정에 명절 전 제품 출시를 마치는데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다. 조합대표는 올해 추석엔 시장 테스트에 집중하겠다고 마케팅 전략을 바꾸었지만 돈이 되어야 할 귀한 제품이 제때를 잡지 못하니 아쉬울 뿐이었다.
하지만 생과로 보존 유통할 수 있는데 제약이 되었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가공공정 개발로 유통기한을 1년 이상 확보 해두었으니 보험 든 셈치고 판로 확대를 위해 노력하실 조합 대표와 관계자들을 응원하면서 힘을 보태고자 한다.
내년엔 올해 연구결과를 적용해 수확 후 신속하게 가공을 진행하면 좋은 원료로 만들어진 정직한 제품이 여러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식품은 유행성이 강하다. 원료와 제형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는 여러 상황들로 인해 많은 영향을 받는다. 특히 요즘은 채널이 다양해진 방송매체들이 앞다투어 먹거리와 관련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어떤 작물이 약이 된다, 어떤 조리법이 해독에 도움을 준다는 등 관련된 정보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오고 이중에 반짝 인기를 얻다가 여러 이유로 곧 잊혀 버리는 품목들이 있다.
이런 현상 속에서 작물 선택과 가공 유형 선택에 현명한 판단이 있어야 할 것이다. 올해 반짝하는 품목이 내년엔 시장에서 외면 받게 된다면 논밭에 식재한 농산물들과 가공 설비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생각만 해도 끔직한 일이다.
역으로 우리지역에서 생산되는 좋은 농산제품을 다양한 방송매체에서 홍보하면 소비자 관심을 끄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몇 년 전 모 프로그램에서 인기 절정의 남자 연예인이 복분자를 먹으면서 체험을 하던 방송 이후로 그해 복분자는 가공물량이 달릴 만큼 생과 판매량이 많았다고 한다.
소비자 관심을 유도하고 안정된 품질의 제품이 공급될 수 있는 방안이 수반 되어 제값받는 생태계가 조성되길 바란다. 후다닥 지나가 버린 추석꽁무니에 한숨을 거두고 우리지역에서 생산 된 제품들이 판로가 촉진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