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교육청과 교육부가 수학여행 안전요원을 놓고 대립각을 세울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5일 김승환 교육감은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안전지도사가 수학여행 안전을 책임질 수 있다는 기대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며 “따라서 전북교육청은 수학여행 안전지도사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이와 관련 26일 도교육청은 교육감이 말한 안전지도사는 안전요원을 뜻하는 것이고, 졸속적인 교육부의 지침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앞서 교육부는 응급구조사, 청소년지도사, 경찰·소방 경력자, 교원자격증 소지자 중 12시간 이상 안전교육을 이수한 안전요원을 대규모 수학여행단에 배치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이에 따라 150명 이상의 수학여행단은 50명당 1명씩 안전요원을 배치해야 한다. 또한 중장기적으로 국가자격을 도입해 안전요원을 안전지도사로 운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도교육청이 안전요원을 배치하라는 교육부의 지침은 제시안일 뿐이고, 시도교육청 자율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

교육청은 12시간 교육으로 이들이 얼마나 전문성을 갖출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과 인력비용이 학생들에게 전가된다는 점을 들고 있다.

실제 일선학교에서는 교육부의 정책이 임시방편적 처사라며 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인력비용은 학생 1인당 최소 8000원에서 1만원까지 부담될 것으로 교육청은 내다보고 있다. 제대로 된 안전을 담보하지 못하면서 학생에게 비용을 전가할 수 없다는 것이 교육청의 입장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최대 1만원은 학생 수가 많은 경우이고, 소규모일 경우에는 더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며 “교육부가 좀 더 체계적이고, 학생들의 안전이 충분히 확보된 지침을 내놓을 경우 재검토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도교육청의 방침에 교육부는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법률로 제재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북교육청의 방침이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며 “도교육청에서는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어떠한 대안이 있는 것이 되묻고 싶다”고 밝혔다.

도교육청과 교육부가 서로 다른 주장을 펴면서 양측이 또다시 수학여행 안전요원 배치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 아닌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 기관은 현재 학교폭력 가해자 학생부 기재와 관련된 명예퇴직 등의 후속조치, 전교조 전임자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다.
윤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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