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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모시는 일이 무슨 상 받을 일인감 당연히 할일 했을 뿐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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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모시는 일이 무슨 상 받을 일인감 당연히 할일 했을 뿐인디"
  • 김민수
  • 승인 2006.05.07 1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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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버이날-국무총리표창 받는 김귀동씨
-중풍 앓는 팔순 노부 20여년 직접 수발
-한결같이 손발 되어준 아내에 정말 감사
-장수 인근에 일등 효행부부 소문자자



“아버지 모시는 일이 상 받을 일인가? 당연히 해야 할일을 했을 뿐인디….”

 22년 동안 중풍으로 쓰러진 부친을 정성스레 보살핀 효행으로 제34회 어버이날을 맞아 국무총리 표창을 받게 된 김귀동씨(62·장수군 장수읍 노곡리)는 “부모 모시는 일로 상 받으면 동네 창피하다”며 쑥스러워했다.

 지난 1984년 4월 4일 못자리 일을 하던 부친 김춘득씨(86)가 갑자기 중풍으로 쓰러진 이후 22년 동안 그는 자신을 버리고 아버지를 위한 삶을 살고 있다.

 김씨는 처음 아버지가 쓰러지자 잘 본다는 병원, 용하다는 한약방을 수소문하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조금씩 거동할 수 있게 됐지만, 5년 후 화장실에 갔던 아버지가 재차 쓰러진 이후로 대?소변을 직접 받아내며 수발을 들고 있다.
 또 중풍에는 전통 난방방법인 군불이 몸에 좋다는 말을 듣고 22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산에서 직접 나무를 해다가 아침, 저녁으로 군불을 때고 있다.

 그렇다고 농사로 생업을 꾸려가는 김씨가 아버지를 돌볼 여유가 많은 것도 아니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서 부인 백정이씨(57)와 농사를 짓고 있는 그는, 아버지의 끼니를 한번도 거르지 않고 챙기고 있다.

 아버지가 두 번째 쓰러진 후 오른손, 발만 겨우 움직일 수 있어 직접 밥을 떠먹여주지 않으면 식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씨는 모든 공을 부인 백씨에게 돌렸다.
 김씨는 “마누라 수고가 정말 컸지, 나야 남자랍시고 바깥일 한다고 아침부터 출타해 집을 비우면 궂은일은 모두 아내 몫이었으니까”라며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아버지가 쓰러진 이후 20여년이 넘도록 둘만의 여행은커녕, 수발을 이유로 외식한번 못한 미안함이 못내 컸던지 김씨는 “말이야 바른 말이지, 상은 우리 마누라가 받아야 혀, 그렇게 할 수는 없는감?”이라며 되묻기도 했다.

 이런 김씨 부부의 효행은 노곡리 마을뿐만 아니라 장수에서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알 정도로 소문이 자자하다고 한다.
 실제로 김씨의 이 같은 효행이 전해지자 지난 2001년부터 정부를 비롯한 각 사회단체에서 효행상의 대상자로 매년 그를 지목해왔으나 본인이 극구 부인, 이제야 상을 받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김씨는 “부모를 모시는 일이 상 받을 일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며 “세상에 부모 안 모시는 자식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학대받는 노인, 버림받는 노인 문제로 사회가 떠들썩한 지금, 김씨의 당연한(?) 효행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온다./박신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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