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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원도심 공동화, 도시재생으로 활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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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원도심 공동화, 도시재생으로 활로 찾았다
  • 김종준 기자
  • 승인 2014.05.12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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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퇴 원도심 중앙·월명동... 근대문화 중심지로 부각

“한때 군산의 행정․경제․문화의 중심지였던 원도심 모습이 그립네요.”

도시의 팽창과 함께 나운동, 수송동 이주 러시가 시작되면서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채 낙후된 지역으로 주저앉은 군산 원도심.

대표적인 원도심이라 할 수 있는 해신동과 월명동, 중앙동은 끝도 모를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지난 2007년 한때 3개 동의 인구는 2만3,500명을 기록했지만, 올들어 지난 2월말 이들 동의 인구는 1만4,131명으로 약 7년 전보다 무려 9천명 넘게 줄었다.

방치된 빈 집도 2000년 1,845가구에서 2010년 2,770가구로 925채 늘었다. 이는 아파트를 제외한 전체 단독·연립·다세대주택(3만4,573가구) 100채 중 8채 꼴이다.

현재 군산시가 정비 대상으로 파악한 공·폐가 만도 583채에 달한다.

군산시의 총 인구가 개발 호재에 힘입어 다소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이 곳 만은 예외다.

총 사업체 수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7년 3,007개 달하던 것이 2011년 기준 2,43개로 164개가 감소했다.

특히, 사업체 수는 매년 10여개씩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또 이들 3개 동의 노후 건축물 역시 지난 2012년 기준으로 해신동은 78.43%, 월명동은 86.47%, 중앙동은 87.55%를 보였다.

노후 건축물은 준공된 후 20년 이상이 지난 건축물을 의미한다. 이 같은 지표는 이들 세 곳이 낙후와 쇠퇴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이러한 옛 도심의 쇠락은 예견된 일이었다. 인구 성장이 멎은 지방 도시가 개발 사업으로 공간을 확장하면서 불균형이 심해진 탓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960년 9만437명이 거주해 국내 12위의 대도시였던 군산은 2010년 기준 26만546명으로 전국 230개 시·군·구 중 7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1975년 27만명을 넘어선 뒤 인구 수에 큰 변동이 없었던 것이다.

저성장이 본격화하며 비중있게 추진된 게 기업 유치와 신(新)도심 개발 사업이다. 토지 개발을 발판으로 부흥의 새 계기를 마련하고 균형 발전을 꾀한다는 취지였다.

1990년대 들어 원도심 인근 남쪽 2km 지점의 나운동과 지곡동, 수송동 일대에서 대단위 택지개발사업이 착수됐다.

이후 새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서며 인구를 빨아들이는 빨대 효과가 나타났다.

이 지역으로 인구와 상권이 급격히 이동하면서 원도심은 과거 명성을 뒤로한 채 곳곳에 휴업점포들만 그 자리를 대신했다.

더불어 인구가 빠져 나간 지역의 주민들이 상대적 박탈감에 빠져 있는 것도 문제로 대두됐다.

행정기관, 의료기관, 쇼핑공간 등이 신도심에 밀집하다보니 기본적인 생활 자체에서부터 불편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원도심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추진됐지만 쉽게 침제 현상을 막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원도심 주변에는 점포 두 곳당 한 곳 걸러 휴업가게들이 있고 음식점과 유흥주점 등 대부분 업소가 개점휴업 위기에 처해 있는 상태.

심지어 대로변에 위치한 상당수 대형빌딩까지 사무실 및 상가 임대를 알리는 광고 현수막으로 도배돼 원도심의 침울한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실제 명산동~중앙로~영동~장미동 인근지역에 임대광고를 써 붙인 빈 상가나 사무실을 도로변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장미동 5층 규모의 대형 건물은 대부분의 층이 비어 있고, 대학로변의 건물들도 사무실이나 상가용으로 임대광고를 할 정도로 심각한 실정이다.

이들 건물관계자들은 “임대광고를 낸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문의 전화조차 거의 오지 않는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도 상권이 더욱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58)씨는 “최근 원도심 일대가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침제까지 가중되면서 너나 할 것 없이 말 그대로 궁핍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더 이상 갈 곳 없는 원도심을 방관하지 말고 모두가 동참해 원도심을 가장 군산다운 공간으로 조성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군산시가 원도심에 대해 대대적인 투자를 통한 풍부한 문화와 역사를 기반으로 정주여건 개선과 함께 경쟁력 있는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근대문화도시, 원도심 선진 롤모델로 부상

군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근대문화도시 조성사업이 원도심 재생의 선진 롤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군산 원도심은 1899년 조계지(외국인 거주지역)로 설정되고, 일제강점기 쌀 수탈기지의 아픔을 겪으면서 조선은행, 일본제18은행, 군산세관, 동국사, 일본식가옥 등을 비롯한 170여 채의 근대문화유산이 있는 곳이다.

근대문화도시 조성사업은 2014년까지 654억원을 들여 원도심이 간직한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해 근대역사벨트화권역과 근대역사경관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근대역사벨트화권역은 내항 일원에 진포해양테마공원, 근대역사박물관, 근대산업유산 예술창작벨트, 근대문화재 매입 정비 등을 추진했다.

특히, 근대산업유산 예술창작벨트는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사업에 1위로 선정돼 국ㆍ도비 50억원을 지원받아 근대건축물을 정비 보수해 미즈카페, 장미갤러리 등으로 조성했다.

근대역사경관 조성사업은 직도 관련 지원사업으로 국ㆍ도비 110억원을 지원받아 시대형숙박체험관 6동, 근린생활시설 10동, 교육관 등을 건립했다.

이 사업은 쇠퇴해가는 원도심에 새로운 랜드마크를 조성하고 특색 있는 경관을 만든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국토교통부에서 주최한 대한민국 경관대상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같은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한 도심재생프로젝트 조성사업은 원도심에 학습거리, 체험거리가 만들어지면서 전국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바뀌어 생동감이 넘치는 거리로 변신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재 근대문화도시 조성 1단계 사업을 마무리한 상태”라며 “올해에는 중장기개발계획을 수립해 도로망, 주차장, 지중화, 노후 근대건축물 정비 등의 개발의 틀을 새롭게 짤 계획”이라고 말했다.

 

군산 월명동 근대문화 중심지로 변신

군산시가 침체의 길을 걷는 원도심의 활성화를 위해 타도시와 차별화된 근대문화 관광인프라 구축에 발벗고 나섯다.

군산의 대표적 원도심인 월명동 일원에 1930년대 근대 건축물이 재현되면서 근대문화 중심지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해 근대역사경관 조성사업으로 근대 건축 형태로 지은 숙박시설 ‘고우당’과 다양한 편의시설이 건립돼 군산시민은 물론 외지인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이어 올해는 ‘1930 근대군산 시간여행’ 사업 추진으로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근대 문화를 소재로 한 특화거리가 탄생된다. 

이 사업은 오는 10월까지 월명성당~근대역사박물관 750m 구간을 ‘역사 탐방로’로, 역사 경관지구~이성당 400m 구간을 ‘맛의 거리’로 각각 개발한다.

군산시는 사업비 32억6천만원을 들여 근대 당시 시대상을 스토리텔링할 수 있도록 건축물과 도로, 간판을 새롭게 단장할 계획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인근에 소재한 일본식 사찰 동국사와 근대역사박물관, 옛 조선은행 등 근대 문화유산과 연계돼 군산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올 하반기 월명동와 장미동 등 원도심 일대는 타도시와 차별화된 근대문화 관광인프라가 구축돼 군산 관광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재생 선도지역 공모사업 최종 선정 ‘쾌거’

군산시가 원도심의 활성화를 위해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도시재생 선도지역 공모사업에 뛰어들어 지난달 28일 최종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이 사업은 도시경제기반형 2곳, 근린재생형 9곳 등 전국적으로 11곳을 선정해 도시경제기반형은 1곳당 500억원(국비 250억), 근린재생형은 1곳당 200억원(국비 100억)을 지원한다.

군산시는 근린재생형 공모에 선정돼 올해부터 오는 2017년까지 4년에 걸쳐 100억원의 국비를 지원받게 되며, 지방비 100억원을 더해 총사업비 200억원의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사업은 내항주변 및 근대역사 경관지역을 연계한 원도심 일원 46만6천㎡에 대한 도시재생으로 4가지 추진전략에 초점을 맞춰 진행된다.

시는 지역기업 상생 클러스터와 주민참여 커뮤니티 비즈니스 활성화, 근대역사문화 체험지구 조성, 창조적 거버넌스 네트워크 구축 등의 사업을 추진한다.

먼저 지역기업 상생 클러스터는 지역기업 상생 테마지구 조성과 지역기업 연계 창조적 경제시스템 구축이 핵심이다.

주민참여 커뮤니티 비즈니스 활성화는 근대건축물 활용한 커뮤니티 비즈니스사업과 홈스테이 숙박 커뮤니티 비즈니스 협동조합 육성, 주민 챌린지 사업지원 프로그램 운영 등이다.

또 근대역사문화체험지구 조성은 옛 시청 제3청사 근대역사전시관 조성과 동국사 인근 편익시설 확충, 청소년문화공원 조성, 근대역사 문화해설사 육성 등이 주요 사업이다.

창조적 거버넌스 네트워크 구축은 도시재생지원센터 설립을 비롯, 주민역량 강화 교육프로그램, 도시재생사업 멘토링시스템, 지역간 연계 상생 네트워크 구축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시는 이들 4개 추진전략과 내항 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 문화 예술의 거리(시민예술촌) 조성, 항만길(Harbor Walk) 조성 및 연안개발사업 발굴과 연계시켜 추진할 방침이다.

이희영 군산시 건설교통국장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학계, 주민과 민간기업 등이 참여하는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게 돼 구도심 활성화는 물론 주민소득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군산=김종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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