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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전, 서해훼리호 참사 교훈만 제대로 되새겼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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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전, 서해훼리호 참사 교훈만 제대로 되새겼어도
  • 윤동길 기자
  • 승인 2014.04.23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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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전문가 통해 객관적인 사실과 문제점 적시해 향후 중요한 대응매뉴얼로 활용해야

“21년 전 서해훼리호 참사 이후 제대로 된 방재시스템만 구축됐어도 세월호 대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1993년 10월 10일 위도 해상에서 침몰한 ‘서해훼리호’ 사고를 생생이 기억하는 전북도청의 한 공무원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안타까워하며 이 같이 말했다.

전민일보가 23일 서해훼리호 백서와 세월호 사고과정을 비교해보니 거의 모든 면에서 흡사했다.

21년 만에 진도 해상에서 제2의 서해훼리호 침몰사고로 기록될 ‘세월호’ 참사의 과정이 하나둘씩 밝혀지면서 국민들의 안타까움은 더 해지고 있다.

소방공무원 출신인 최모씨(65)는 “세월호 참사를 되풀이하지 않고자 1994년 전북도에서 백서를 발간했지만 그 백서 자체가 허술해 참고용으로 활용하기 민망할 정도”라면서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제대로 된 백서를 제작해 제2의 세월호 참사를 막아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전북도는 서해훼리호 참사 이듬해인 1994년 서해훼리호 백서 1000권을 제작해 전국 시도와 각 유관기관에 배포했다. 21년이 지난 현재까지 전북도가 보유한 백서책자는 단 3권뿐이다.

그나마 국가기록원에서 PDF파일로 보관 중이다.

그러나 방재 전문가들은 서해훼리호 백서에 대해 ‘홍보용’, ‘아마추어 수준’ 등이어서 2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참고할 내용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서해훼리호 백서는 전체 220쪽 중 부록을 제외하면 150쪽으로 내용도 부실함 그 자체다.

‘끈질긴 수색활동’, ‘하나로 뭉친 도민의지’, ‘해 뜨는 우리 위도’ 등 수색 구조작업에 대한 자화자찬 성격의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상당수의 페이지가 성금을 낸 명단과 대책본부 참여인사, 당시 신문스크랩 등을 차지하고 있는 것과 달리, 사고 전후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내용은 빠져있다.

전북지역 해상에서 대형 해난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21년 전과 마찬가지로 부실한 대응력을 보여줄 우려마저 제기된다.

당시, 서해훼리호 백서는 전북도청 기획관실에서 공무원들을 주축으로 제작된 탓에 자치단체와 해양경찰, 정부 등 유관기관의 대응력 부재의 문제점을 언급하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도의 한 관계자는 “통상 자치단체에서 펴낸 각종 백서는 사업에 대한 기록적인 측면과 홍보에 초점이 맞춰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종합적인 방재시스템 점검 후 개선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향후에 제2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재까지 나타난 문제점을 면밀하게 분석해 시스템적인 개선도 필요하지만 훗날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 때 즉각적으로 참고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백서 등의 기록을 남겨놔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윤동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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