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부터 시작된 전주마당창극 ‘천하맹인이 눈을 뜬다’가 5개월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해 같은 마패를 달 같이 들어 메고’에 이어 2회째 마당창극을 선보인 전주시와 전주문화재단은 이번 ‘천하맹인이 눈을 뜬다’(이하 천하맹인) 공연이 전주마당창극을 브랜드 공연으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 숫자로 보는 천하맹인
지난 5월18일 개막공연을 실시한 천하맹인은 총 21회 공연을 선보였다.
관람인원은 총 5380명으로 유료관객은 4390명이다. 초대공연으로 진행한 개?폐막공연을 제외한 19회 공연이 전회 매진됐다. 객석점유율 100%, 유료관객 점유율 90%를 세웠다.
또한 주최측이 당초 타겟층으로 예상했던 40, 50대 뿐만 아니라 20, 30대가 높은 예매율을 보였다. 20대와 30대의 예매율은 각각 25.2%, 41.8%에 달했다. 물론 온라인 예매처의 특성상 젊은 층의 예매율이 높게 나타날 수밖에 없지만 실제 공연관객의 연령층에서도 20, 30대 비중은 40, 50대와 비슷하게 나타나 마당창극의 새로운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유료관객이 늘어나면서 운영수입도 많아졌다. 지난해는 제작비 대비 12.3%인 3600여만 원의 수입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제작비 대비 22.4%인 8000여 만 원의 수익을 냈다.
주최측은 이 수익을 내년도 공연에 재투자한다는 계획이다.
▲ 관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다
마당창극의 특징은 단순 공연만 관람하는 것이 아니라는데 있다. 티켓 1장으로 전통문화체험, 음식, 마당창극 3가지를 경험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젊은 층의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젊은 층 대부분은 한옥마을을 방문하면서 새로운 볼거리, 즐길 거리로 마당창극을 선택한 것이다”며 “단순히 기념사진 찍는 관광이 아니라 직접 느끼고, 보는 관광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옥숙박을 연계한 ‘1박2일 패키지 티켓’은 계속해서 매진사례를 보였으며, 단체관람(20명 기준)보다는 개별관람 비중이 4배 이상 많은 82%를 기록했다. 서울, 경기, 경상권 등의 관람객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것도 고무적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과거에 전주한옥마을이 단체관광객들의 반나절 코스 여행지였다면 이번에 마당창극은 체류형 관광의 변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천하맹인이 야간 공연인 만큼 체류형 관광객 유입에 중심역할을 할 것이라는 평가다.
▲ 내년도 마당창극은 ‘수궁가’
전주시와 전주문화재단은 올해 공연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도를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판소리 다섯 바탕 중 잔치 대목이 들어간 부분을 공연에 올리겠다고 예고한대로 내년도에는 ‘수궁가’가 무대에 올려 진다. 판소리 수궁가 중 용궁잔치를 중심으로 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도에는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힘을 기울이고, 하반기에는 서울, 부산 등 원정공연을 기획해 전주마당창극을 전국화, 세계화하는데 힘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이다.
천하맹인 왕기석 단장은 “마당창극이 전주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공연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목표다”며 “더 나아가는 외국진출도 꿈꾸고 있다”고 밝혔다.
윤가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