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관리 구멍 녹물 줄줄

전주 평화주공 2단지 3년째 낡은 배관 방치 수선충당금 확보 불구 주민교체 요구 묵살

2007-01-08     박신국
“낡은 배관 때문에 3년 동안 녹물을 먹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파트관리사무소는 ‘돈 없어서 수리 못 한다’고만 하네요.”
 전주시 평화동 주공2단지에 살고 있는 주부 황모씨(29)는 밥을 지을 때나 빨래를 할 때 수도에서 나오는 녹물 때문에 늘 불안하다.

 그냥 보기에도 시뻘건 녹물로 인해 2살 난 딸아이를 비롯한 가족들의 건강 걱정이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녹물 때문에 황씨는 집에 정수기도 설치해 봤지만 필터를 교체하러 온 정수기업체 직원은 “이렇게 녹물이 심하면 아무리 정수기라도 맑은 물을 보장하기 힘들다”고 했다.

 이에 황씨는 빨래 할 때 옷에 누렇게 물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더라도,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생수를 사 먹고 있다.
 전주시 평화주공2단지 주민들이 3년 넘도록 녹물을 먹고 있다.
 관리사무소 측은 녹물의 원인을 ‘낡은 배관’이라고 밝혔지만 뾰족한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어 주민들의 고통이 줄지 않고 있다.

 주공2단지 입주민 이모씨(34·여)는 “녹물에 대해 관리사무소에 수차례 항의 했지만 아무 소용 없었다”며 “정말 이사를 가든지 해야지 이곳에서 살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입주자들이 항의를 하면 직원 한명이 방문해 녹물이 맑아질 때까지 물을 틀어놓는 것이 조치의 전부”라고 이씨는 설명했다.

 1350세대인 주공2단지 입주민들은 ‘장기수선충당금’ 명목으로 매달 4,800원 가량 납부하고 있지만, 관리사무소 측이 낡은 배관을 교체하는데 이 자금을 사용하지 않으려 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만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관리사무소 측은 5억원 가량 확보된 장기수선충당금에 대해 “비상시를 대비해야하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다”며 “낡은 배관을 교체하기 위해선 가구당 50만원 가량 수리비를 걷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 같은 관리사무소의 입장에 대해 “먹을 수 없는 수돗물이 3년 넘게 나오고 있는 것이 비상사태가 아니고 무엇이냐”며 “주민들의 식수안전에 비상이 걸렸는데 관리사무소는 이를 방관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박신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