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은 쉬는 날?

퇴색해져만 가는 3.1, 학생들, 일반인 3.1절에 관심 없어...

2011-03-02     전민일보

직장인 최모씨(36)는 ‘3.1절‘에 출근해야 하는 것에 짜증이 밀려온다.
최근 바빠진 업무 때문이라지만 공휴일을 빼앗긴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다.
최씨는 “3.1절에 출근하는 것 자체가 짜증나는 것이 아니라 3.1절이라는 공휴일에 출근하는 것이 짜증나는 것“이라며 ”부끄러운 일이지만 대부분 직장인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부 김모씨(33)는 “3.1절이 어떤 날이야”라고 무심코 던진 질문에 돌아온 아들의 대답에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이 “모르겠다. 우리나라가 독립한 날이 아니냐”고 오히려 자신에게 물어왔기 때문.
깜짝 놀란 김씨는 여러 차례 “진짜 모르냐”고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다르지 않았다.
김씨는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는데 진짜였다”며 “비록 내 아들이긴 하지만 3.1절을 제대로 모르는 것에 한심한 생각이 들었고, 역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도내 모 고등학교에 다니는 김모군(17)은 “나를 비롯한 대부분 청소년들에게 3.1절은 단순히 독립만세 운동을 한 날이다”며 “솔직히 발렌타인데이와 크리스마스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국민들의 무관심이 3.1절을 단순 ‘공휴일’로 전락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순국선열의 숭고한 독립의식을 계승·발전하고 국민화합의 계기로 삼아야 할 3.1절의 의미가 더 이상 퇴색되지 않도록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광복회 전북지부 관계자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3.1절의 의미가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다”면서 “더 이상 선조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선 체계적인 역사교육은 물론, 지차체나 정부에서 다양한 홍보활동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모들부터 어린 자녀들에게 바른 역사를 심어주는 노력을 통해 3.1절을 살려야 한다”며 “이날만이라도 조국의 독립을 위해 총탄 앞에 맨 몸으로 섰던 선조들의 깊은 뜻을 되새기는 날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충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