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前 못낸 어머니 병원비 50대 아들이 기탁 훈훈

2010-04-09     전민일보
“어머니의 마음의 짐을 이제야 갚습니다”
어려운 형편에 병원비를 내지 못했던 어머니의 마음의 빚을 갚기 위해 50대 아들이 46년 만에 병원을 찾아 치료비를 기탁한 사실이 알려져 주위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안귀열(52·전주시 인후동)씨가 그 주인공.
안씨는 8일 전주예수병원을 찾아와 “46년 전 간경화로 사경을 헤매시던 어머니가 예수병원에서 제2의 인생을 선물로 받았지만 치료비를 내지 못했다"면서 ”뒤늦게나마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자 이렇게 찾아왔다“며 현금 10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넸다.
안씨의 어머니 한정임씨(88)는 지난 1964년 7월 임실군 운암에서 농사일을 하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
간경화 진단을 받은 한씨는 한달간의 입원치료 덕분에 완치되기는 했지만 그 당시 30만원에 달하는 거액의 치료비를 낼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다.
이런 딱한 사정을 전해들은 예수병원은 병원비를 받지 않고 한씨를 퇴원시켰다
건강한 삶을 되찾은 한씨의 마음 한구석엔 무거운 빚이 있었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한 안씨는 어머니와 상의해 병원으로 어려운 발걸음을 했다.
가족들은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 받았던 은혜를 꼭 갚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어느새 46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뒤늦게나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너무 적은 금액이지만 그때 우리처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철 병원장은 "오랜 세월 동안 예수병원과의 인연을 잊지 않고 발전기금까지 후원해 주신 것에 깊이 감사하다"며 “기탁한 돈은 어려운 환자를 돕는 데 사용하겠다"고 답례했다.
임충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