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립심 키워줘야

 청소년 자립심 키워줘야

 노후 생활의 주적이 자신이 낳은 자녀들이라는 충격적이 지적이 나왔다. 

 청소년 의식에 대한 여성부의 조사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93%가 대학 학자금을 부모가 책임져야 한다고 믿고 있다. 또 청소년의 87%가 결혼 비용을 부모가 책입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한다. 청소년의 74%는 자신들이 결혼할 때 부모가 집을 사주거나 전세 자금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미취업 자녀의 경우 용돈은 부모가 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도 76%에 달했다.

 이 통계는 한국 부모들이 자식을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나머지 자녀 교육과 혼사에 많은 돈을 쏟아 붓고, 그것도 모자라 자녀에게 집을 사주고 사업 자금까지 대주는 등 자녀들을 상전으로 모신 결과, 청소년들의 부모 의존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걸 입증하고 있다.

 고소득층은 자녀들이 재산을 축내도 버틸 여력이 있다. 그러나 통장 잔고가 적은 중산층이나 서민들은 곧장 길거리로 내놀린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대출금을 갚지 못한 2100건의 주택담보대출을 경매 처리했다. 이런 경매 물건의 20%가 부모 집을 담보로 자녀가 사업 자금을 빌려 쓴 것이라는 게 은행측의 분석이다.

 금융기관들이 경매에 부치는 대출 연체 부동산은 연간 40만 건에 달한다. 이 중 20%가 부모 집을 담보로 잡힌 대출이라고 하면 매년 8만명의 은퇴자가 파산 위기에 몰린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퇴직 공무원들이 퇴직금을 연금으로 수령하는 비율이 98년 47%에서 지난해 95%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부모가 자녀로부터 노후자금을 지키기 위해 고심한 결과라는 걸 바로 짐작할 수 있다. 재산 상황을 숨기는 은퇴자들도 늘고 있고 재산가들의 경우 예탁잔고서를 집 밖에서 수령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자녀들이 재산상황을 알게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부모가 자녀를 잘못 키운 결과다. 부모는 자녀가 어려서부터 자녀에게 독립심을 키워주는 일이 중요하다. 자녀들에게 부모 봉양의 의무도 덜어주어야 한다. 가정과 학교, 사회가 다 같이 관심을 기울이고 청소년을 바르게 교육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