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더위, 영세상인 울상

2006-08-27     박신국

입추가 지난 지 20일이 지났지만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날씨가 계속되면서 소규모 영세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거대자본으로 지방상권의 주도권을 차지한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 고객의 대부분을 빼앗긴 것도 모자라, 무더위에 제품들이 변질돼 손님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매장에 냉방시설을 갖추지 못한 상점들은 진열해 놓은 제품들이 높은 실내온도에 상하기 일쑤여서 고스란히 영세상인들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7일 오후 소규모 식품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51·전주시 교동)씨는 매장 한켠에 쌓인 빵과 일회용 식품을 바라보며 한 숨을 쉬었다. 

 김씨가 쌓아 놓은 빵의 유효기간은 29일로 이틀이나 여유가 있지만 제품은 한눈에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곰팡이가 잔뜩 슬어 있었다. 

 김씨는 “무더위에 유통기한을 넘기지 않은 제품들이 변질돼 손님들의 반품과 항의가 이어지고 있어 당황스럽다”고 했다. 

 전주시 남부시장에서 채소를 팔고 있는 송모(63)씨는 이달 들어 과일 1박스 분량의 채소를 버린 날이 일주일 이상이다.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긴데다 무더위에 야채가 말라버려 건초더미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송씨는는 “저녁때면 밑지는 가격으로라도 처분하고 쉽지만 사람이 없다”며 “손님도 없는 판에 물건까지 상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신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