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타국서 만난 동서지간 인연, 행복하죠"

2009-10-01     전민일보
“모든 것이 다 인연이에요. 저를 사랑해주는 한국 남자를 남편으로 맞은 것도 멀리 타국에 시집와서 같은 국적을 가진 동서가 생긴 것도 말이죠.”
추석연휴를 이틀 앞둔 30일 한국생활 3년차인 베트남 새댁 황티투이(27)씨와 딘티흐엉(22)씨를 만났다.
형님인 황티투이씨는 동서라기보다는 베트남에 있는 친여동생들을 대신해 딘티흐엉씨를 아껴주고 함께 의지하며 살고 싶은 ‘인연’을 강조했다.
실제로 5남 1녀의 대가족인 서씨 가문의 다섯, 여섯 째 아들에게 시집온 이 둘의 인연은 남다르다.
지난 20여년 간 베트남 하이풍시에 거주, 오토바이로 30분이면 왕래가 가능한 거리에 살았으면서도 베트남에서도 못 맺은 인연을 멀리 타국까지와 맺게 된 것.
황티투이씨는 “남편과 저, 그리고 24개월이 된 딸 혜진이까지 모두 돼지띠인 것도 인연이라면 인연”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돌아오는 추석에 집안 어르신들과 형제들, 조카들이 한꺼번에 모여 북적북적 즐거운 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니 마냥 ‘행복하다’는 아직 어린 막내며느리들.
하지만 베트남에도 한국의 명절과 비슷한 시기에 설날 ‘뗏’(Tet)과 어린이날을 겸한 추석 ‘중투’(Trung thu)가 있어 친정생각, 고향생각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그나마 올해 초에 설을 맞아 베트남에 다녀와 찍어온 가족사진이 집안 거실을 장식해 황티투이씨의 마음을 달래준다.
딘티흐엉씨는 “3년 전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한국말도 서툴고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형님이 있어 든든했다”며 둘의 인연으로 베트남 식구들끼리 종종 교류가 있게 돼 행복하단다.  
이제는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가꿔가는 새 삶이 바쁘다보니 고향생각도 줄었지만 몸이 아플 때는 천상 어린아이로 친정엄마에게 투정부리고 싶은 마음이다.
그럴 때마다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는 남편과 시댁어르신들.
이제는 시어머니에게 배운 솜씨로 김치찌개와 콩나물무침 등 못하는 요리가 없는 영락없는 한국 며느리들이지만 근래에는 전주다문화가족센터에서 개최하는 요리교실에 나가고 있다.
베트남을 비롯해 필리핀, 중국, 일본인 등 여러 국적의 친구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이들에게는 또 다른 고향이기 때문이다. 김미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