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장난이었는데요? 판사님도 웃을까요

군산경찰서 수송지구대 순경 정금옥

2026-09-02     전민일보

학교폭력은 더 이상 단순한 신체적 폭력에만 머물지 않는다. 친구를 공개적으로 비난하거나 단체대화방에서 따돌리고,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해 온라인에 공유하는 등 언어폭력과 사이버폭력으로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피해 학생에게는 가해자의 ‘장난’이 결코 장난으로 끝나지 않는다. 학교에 가는 것 자체가 두려워지고 일상생활까지 위축될 수 있다.

전북교육청의 ‘2026년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시행계획’에 따르면 전북의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은 2020년 1.3%에서 2025년 3.1%로 증가했다. 피해 유형은 언어폭력 38.3%, 따돌림 17.2%, 신체폭행 14.1%, 사이버 폭력 8.2%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학교 내부에서 발생한 비중이 73.0%에 달했다.

또 전북교육청은 2026년부터 사이버폭력ㆍ딥페이크성범죄ㆍ청소년 사이버 도박 등 디지털ㆍ신종범죄 예방 교육을 강화하고, 경찰의 학교전담경찰관(SPO)과 연계한 범죄예방 활동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3월 전주의 한 중학교에서는 입학식 당일 신입생일 선배 4명에게 화장실로 끌려가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됐다. 폭행 장면을 촬영하고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경찰은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가해 학생 4명을 특수폭행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이 사건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학교폭력은 피해자가 참거나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특히 폭행과 함께 촬영ㆍ유포가 결합하면 피해는 학교를 넘어 온라인 공간으로 확대될 수 있다.

경찰은 학교 주변과 청소년 활동지역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고, 학교전담경찰관(SPO)을 중심으로 학교와 긴밀하게 소통해야 한다. 학교 역시 학생들이 부담 없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폭력 징후를 조기에 발견해야 한다.

가정의 역할도 중요하다. 자녀가 갑자기 학교 이야기를 하지 않거나 친구 관계를 피하고, 휴대전화 사용에 지나치게 불안해하거나 등교를 꺼리는 모습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사춘기 변화로 넘기지 말아야 한다. “무슨 일 있니?”라는 따뜻한 질문 한 마디가 피해 사실을 알리는 첫 신호가 될 수 있다.

학생들도 친구의 약점을 놀리거나 단체 대화방에서 한 사람을 따돌리는 행동은 장난이 아니다. 폭행 장면을 촬영하거나 공유하는 것 역시 피해를 확대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목격했다면 방관하지 말고 믿을 수 있는 어른이나 학교, 경찰에 알려야 한다.

9월의 교정에는 웃음소리가 가득해야 한다. 경찰과 학교, 가정과 학생 모두가 작은 징후 하나도 놓치지 않는다면 우리 아이들의 폭력의 두려움 없이 안전하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