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주택 안전, 점검만 하고 끝낼 일 아니다

2026-09-01     전민일보

군산의 40년 된 연립주택에서 천장 콘크리트가 무너져 내리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95세 고령 주민이 거주하는 집의 천장 콘크리트가 주방으로 쏟아지고 철근까지 그대로 드러났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자칫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었던 사고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해당 건물에서 지난해에도 안전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위험 신호가 있었음에도 근본적인 정비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사실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이번 사고는 한 연립주택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주에도 준공 후 30년 이상 된 공동주택이 127개 단지, 1904세대에 달한다. 전주시는 이 가운데 완산구 19개, 덕진구 31개 등 50개 단지를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노후주택의 위험요인을 사전에 살핀다는 점에서는 필요한 조치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전주시는 사용검사 후 20년 이상 지난 30세대 미만 공동주택의 안전진단 점검비용을 지원하고 있지만 정작 점검에서 구조적 위험이 확인됐을 때 보수·보강 비용을 직접 지원할 별도의 제도적 근거는 마련돼 있지 않다. 도장과 방수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 있지만 관련 예산도 모두 합쳐 6000만원 수준이다. 시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구조적 안전 문제에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특히 소규모 연립·다세대주택은 대단지 아파트와 사정이 다르다. 관리사무소나 전문 관리인력이 없는 곳이 많고 세대마다 소유주가 달라 건물 전체의 보수 문제를 놓고 의견을 모으기도 어렵다.

안전진단에서 위험 판정을 받아도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대에 이를 수 있는 비용을 주민들이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면 결국 정비를 미룰 가능성이 높다. 군산 사고가 보여준 것도 바로 이러한 현실이다.

행정의 역할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위험을 발견했다면 실제 보수·보강까지 이어질 수 있는 제도를 갖춰야 한다.

전주시는 현재 진행 중인 50개 단지 점검 결과를 토대로 위험도에 따른 관리등급을 세분화하고, 긴급 보강이 필요한 건축물에는 일정 부분 공공재정을 투입할 수 있는 지원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국·도비 지원을 끌어낼 방안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

노후 공동주택은 시간이 흐를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다. 지금 제도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비슷한 문제는 앞으로 더욱 빈번해질 것이다.

천장이 무너진 뒤 대책을 세우는 행정은 안전행정이라고 할 수 없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위험을 찾아내고, 찾아낸 위험을 제거하는 데까지 책임지는 것이 진정한 예방행정이다. 군산의 사고를 전주의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