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정신 훼손·지역소멸 촉진”…전북교육청,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에 반발
천호성 교육감 "국가균형발전·지역소멸 대응 역행" 비판 내국세 20.79% 배분구조 폐지 논의에 의견수렴 부재 지적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안을 놓고 전북교육청이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20일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은 정부가 추진하는 현행 내국세의 20.79%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폐지 논의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현재 기획예산처와 교육부가 진행하고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논의에는 지방교육재정을 직접 책임지고 있는 시도교육청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교원 단체, 학부모, 학생 등 교육 공동체의 목소리도 철저히 배제됐다는 것이 전북교육청의 입장이다.
전북교육청은 안정적인 지방교육재정 확보가 교육정책의 자율적이고 지속적인 추진을 위한 전제라는 점에서, 이번 교부금 개편안이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헌법 제31조는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등을 보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가치가 실질적으로 보장되려면 교육재정도 안정적으로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개편안이 국가균형발전과 지역소멸 위기 대응에도 역행한다는 입장이다. 학생 수 감소가 곧바로 교육비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내국세 연동방식 폐지 이후 지방교육재정이 크게 위축될 경우 교육 여건이 취약한 농산어촌과 소규모 학교부터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교부금 감소는 학교 통폐합 압력을 높이고 지역 간 교육격차를 심화시켜 지역소멸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전북교육청은 설명했다.
천호성 교육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내국세의 20.79%로 보장한 것은 어떤 국가적 어려움이 와도 교육 예산만큼은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헌법적 가치"라며 "이 기조를 깨는 것은 교육의 자주성과 지속가능성을 보장한 헌법적 가치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지역균형발전과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한다고 하면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줄이고자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라며 "지역소멸 위기와 농산어촌 작은 학교를 살릴 수 있는 어떠한 대안도 없이 교부금 개편을 진행하려는 것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인 19일 전국 시도교육감들은 화상으로 교부금 개편 긴급 간담회를 가진 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인 정근식 서울시 교육감이 "내국세의 20.79% 비율도 모자랄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연동제 폐지에 교육감들이 전반적으로 동의하지 않았다"며 "교육 재정의 안정적 담보가 없는 개편에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