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AI까지 악용한 공공기관 사칭 노쇼사기, 확인이 최고의 예방이다
군산경찰서 범죄예방계 경위 김현섭
최근 노쇼(No-Show) 사기가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음식점 예약을 한 뒤 나타나지 않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면, 이제는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군부대는 물론 각종 출연기관까지 사칭하며 조직적인 범죄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범행 수법이 한층 더 치밀해졌다. AI 기술을 악용해 실제 기관에서 사용하는 공문과 명함을 정교하게 위조하고, 기관명과 로고, 직인까지 그대로 모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심지어 실제 기관이 입주한 건물에서 만나자고 약속하는 등 피해자의 의심을 피하기 위한 치밀한 연출도 이루어지고 있다.
노쇼사기의 가장 큰 특징은 피해자의 신뢰를 먼저 얻는다는 점이다. 범죄조직은 공공기관이나 유명 기업, 군부대 등을 사칭해 대규모 행사나 단체 주문을 제안하며 정상적인 거래처럼 접근한다. 이후 "급하게 필요한 물품이 있는데 계약업체와 연결해 주겠다", "행사에 사용할 주류나 물품을 대신 결제해 달라"며 선결제를 유도한다. 피해자는 큰 거래가 성사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의심을 놓기 쉽고, 결국 선입금한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피해를 입게 된다.
이러한 범죄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확인 또 확인'이다. 공공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는 일반적으로 민간업체에 물품 대리구매를 요청하거나 개인 계좌로 선입금을 요구하지 않는다. 전화나 공문을 받았다면 공문에 적힌 번호만 믿지 말고 해당 기관의 공식 홈페이지나 대표번호를 통해 담당자의 재직 여부와 주문 사실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한 거래를 지나치게 서두르거나 "지금 바로 입금해야 한다", "오늘 안에 처리하지 않으면 계약이 취소된다"며 시간적 압박을 가하는 경우에는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 정상적인 공공기관 거래는 충분한 계약 절차와 확인 과정을 거치므로 입금을 재촉하거나 비정상적인 거래를 요구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만약 의심스러운 전화를 받았다면 거래를 즉시 중단하고 해당 기관에 사실 여부를 확인한 뒤 가까운 경찰관서나 112에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 범죄는 시대에 따라 수법이 변하지만 예방의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소중한 재산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방패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