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국악원장 ‘내정설’ 결과보다 과정이 먼저 신뢰받아야

2026-08-11     전민일보

전북도립국악원장 공모를 둘러싸고 문화예술계가 술렁이고 있다.

서류전형을 통과한 7명의 면접조차 시작되지 않았는데 특정 인사가 차기 원장으로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는 “특정인을 염두에 둔 공모는 아니다”라며 내정설을 부인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특정인을 내정자로 단정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공모 절차가 끝나기도 전에 이런 말이 나도는 상황 자체는 전북도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도립국악원장은 단순한 행정기관의 보직이 아니다. 국악원 조직을 이끌면서 예술적 방향을 설정하고 공연과 교육, 전통예술 계승을 책임지는 자리다.

더욱이 그동안 원장 공석과 조직 내부 논란이 이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 원장에게 요구되는 첫 번째 조건은 전문성과 함께 조직의 신뢰를 회복할 리더십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공모는 결과 못지않게 과정이 중요하다.

문화예술계에서는 도지사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인사까지 거론되며 정치적 배경과 원장 선임이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물론 특정 인사가 인수위원으로 활동했다는 사실만으로 자격을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경력과 전문성을 갖췄다면 누구든 공정하게 경쟁할 권리가 있다.

반대로 정치적 인연이나 도정과의 관계가 전문성보다 앞선다는 의심을 살 만한 인사가 선임된다면 공모제도의 취지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번 원장 선임은 새 도정 출범 이후 이뤄지는 개방형 직위 공모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작지 않다.

개방형 직위는 적임자를 폭넓게 찾기 위한 제도이지 이미 정해진 사람에게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장치가 아니다. ‘누가 됐느냐’ 못지않게 ‘어떻게 뽑았느냐’가 중요하다.

전북도는 내정설을 부인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면접과 심사 과정에서 후보자의 예술적 전문성과 조직 운영 능력, 정치적 중립성 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심사 기준과 절차 역시 규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 그래야 최종 결과가 나온 뒤에도 불필요한 특혜 시비를 최소화할 수 있다.

지역 문화예술계 역시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사실처럼 확대해서는 곤란하다. 아직 면접과 심사가 남아 있는 만큼 모든 지원자에게 동등한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 특정인을 둘러싼 풍문이 오히려 공정한 심사를 방해해서도 안 된다. 내정설이 사실이 아니라면 전북도가 이를 입증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말이 아니라 공정한 절차다.

누가 원장이 되더라도 구성원과 지역 문화예술계가 결과를 납득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이번 공모가 넘어야 할 첫 번째 문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