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유통시장 수술대 오르나…계란 ‘깜깜이 거래’ 막는다
도매 상장 품목 지정 한계 극복…농가·유통업체·판매점 자료 제출 근거 마련 수십 년 이어진 사후 정산·‘웃돈’ 불공정 관행 근절…투명한 유통 생태계 구축
계란 유통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합리적인 계란 거래를 도모하는 이른바 '공정계란가격법'이 국회에 발의됐다.
1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송옥주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화성시갑)은 정부가 추진 중인 계란 기준가격 조사 및 고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축산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개정안은 정부가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계란 유통시장의 비합리적 가격 형성 구조를 바로잡고, 신뢰할 수 있는 기준가격을 제시할 수 있도록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농림축산식품부가 계란의 실제 거래가격을 조사해 기준가격을 정기적으로 고시하고, 가격조사 전문기관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농식품부는 계란 생산자, 유통인, 집하장, 선별포장시설, 판매점 등 계란 유통 관계자와 관련 기관·단체·업체 등에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다만, 계란 기준가격은 거래의 참고자료로만 활용하도록 규정해 계란 가격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하고 담합과 같은 불공정 거래에 악용되지 않도록 했다.
그동안 계란은 도매시장 상장 품목이 아니어서 '깜깜이 거래'가 오랜 기간 지속돼 왔다. 여기에 국내 산란계 농가수보다 계란 유통업체 숫자가 서너배 가량 많은 거래구조의 불균형도 정상적인 계란가격 형성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과학적이고 공신력 있는 계란가격 형성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생산자단체 중심으로 농장과 상인 간 흥정을 위한 기초가격을 협의하고 고시하는 관행이 수십 년째 이어져 왔다. 하지만 생산자단체 고시가격은 농장과 상인 간 거래를 위한 기초가격일 뿐, 실제 정산가격은 농장별·지역별로 저마다 다르고 고시가격과도 많은 차이를 보여 산지 계란시세를 제대로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문제제기가 잇따랐다.
특히 유통업체가 농장에서 계란을 가져간 뒤 소매유통업체에 납품하고 한 달 뒤 판매대금을 받은 다음, 생산자와 협의한 것보다 낮은 가격으로 사후에 구입대금을 농가에 지급하는 방식이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또한 최근 계란 공급이 정상화된 이후에도 공급 부족 시기에 형성된 이른바 '웃돈' 관행이 유지되면서 소비자가 실제로 체감하는 계란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농식품부는 지난해 5월 생산자단체의 계란가격 고시를 중단하고 축산물품질평가원이 계란 가격을 고시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렇게 고시한 계란가격 역시 여전히 일부 유통인과 생산자의 판단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를 비롯한 관계 기관·단체와 검증된 계란가격을 고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옥주 의원은 "계란가격 형성의 객관성과 투명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으면서 생산자와 유통업체, 소비자간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에도 어려움이 있다"며 "계란은 국민의 대표 먹거리인 만큼 누구나 신뢰할 수 있는 가격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