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소리 350년,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다시 숨 쉬다

판소리·산조·시나위·굿·농악 한자리에…전통예술의 ‘판’ 되살려 8월 12일부터 닷새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전북 일원서 스물다섯 번째 축제 명창의 깊은 소리부터 젊은 소리꾼의 감각까지…새로운 25년 향한 출발

2026-07-20     송주연 기자
강릉단오굿.
김소라

한 사람의 소리가 장단을 만나고, 그 울림에 관객의 추임새가 얹히면 비로소 하나의 ‘판’이 완성된다. 무대와 객석을 나누지 않고 함께 웃고 울었던 우리 전통예술의 오래된 풍경이 올여름 전주에서 다시 살아난다.

스물다섯 번째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새로움을 앞세우기보다 우리 소리가 지나온 350년의 시간에 귀를 기울인다. 판소리와 산조, 시나위, 굿, 농악이 지닌 원형의 힘을 되짚으며 전통예술이 앞으로 나아갈 또 다른 25년을 모색한다.

올해 주제는 ‘소리의 숨결, 모아 판으로’다. 오랜 세월 이어온 우리 소리의 결을 오늘의 감각으로 되살리고, 전통예술이 지닌 생명력과 공동체 정신을 다시 조명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축제를 이끄는 가장 굵은 소리의 맥은 판소리다.

대표 프로그램인 ‘판소리 다섯바탕’에서는 전북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명창들이 관객과 가까운 거리에서 주요 눈대목을 들려준다. 소리꾼의 숨결과 북장단의 떨림까지 전해지는 공간에서 판소리 특유의 깊은 서사와 감정을 만날 수 있다.

‘젊은판소리 다섯바탕’에는 차세대 소리꾼들이 오른다. 전통의 문법을 바탕으로 각자의 해석과 감각을 더해 판소리가 과거에 머문 음악이 아니라 오늘도 변화하며 이어지는 예술임을 보여준다.

판소리 밖으로 시선을 넓히면 우리 음악의 결은 더욱 풍성해진다. ‘산조의 밤’에서는 박대성과 박범훈 명인이 산조 특유의 즉흥성과 깊이를 풀어내고, ‘오늘의 시나위’에서는 신진 예술가들이 전통 위에 동시대의 감각을 포갠다.

굿과 농악은 이번 축제가 되살리려는 ‘판’의 의미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강릉단오제보존회의 ‘강릉단오굿’은 축원과 화합의 기운으로 모두의 안녕을 빈다. 김소라의 ‘여성농악-안녕, 평안굿’은 여성 연희자의 에너지와 공동체 정신을 현대적인 음악 언어로 풀어낸다.

고창농악보존회의 ‘만두레 풍장굿’은 김매기 노동 속에서 태어난 흥과 신명을 무대 위에 되살린다. 함께 땀 흘리고 서로를 다독이며 살아온 공동체의 기억이 힘찬 장단을 타고 오늘의 관객과 만난다.

김정수 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은 “연희자와 관객의 경계를 허물고 모두가 어우러지는 판의 정신을 되살려 한국 전통예술이 지닌 감동과 연대의 신명을 온전히 전하겠다”고 말했다.

2026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오는 8월 12일부터 16일까지 닷새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과 전북특별자치도 일원에서 열린다. 송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