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문화관광재단 10년, 문화자치와 광역관광으로 다음 길 연다
도민이 의제 만들고 지역이 콘텐츠 되는 ‘문화집강소’ 본격화 서부내륙권 관광진흥 사업으로 광역 관광 거점 도약 이경윤 대표 “전북을 글로컬 문화관광 거점으로 세우겠다”
창립 10주년을 맞은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이 문화자치와 광역관광을 두 축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의 집강소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도민참여 전북형 문화집강소 프로젝트’는 도민이 지역 문화의 주체가 되는 실험이다. 전북·충남·세종을 잇는 ‘서부내륙권 관광진흥 사업’은 전북 관광의 외연을 국내외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재단이 그리는 전북 문화관광의 다음 10년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이 창립 10주년을 맞아 새로운 전환점에 섰다. 지난 10년이 지역 문화예술 지원과 관광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도민이 문화의 주체가 되고 전북 관광이 광역과 세계로 확장되는 단계다.
재단은 ‘지역과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최고의 문화관광재단’이라는 비전 아래 문화자치 생태계 조성과 광역 관광 네트워크 구축을 핵심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그 중심에 ‘도민참여 전북형 문화집강소 프로젝트’와 ‘서부내륙권 관광진흥 사업’이 있다.
동학 집강소 정신, 문화자치로 되살린다
‘도민참여 전북형 문화집강소 프로젝트’는 전북의 역사적 자산인 동학농민혁명의 집강소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신규 사업이다.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집강소는 민과 관이 함께 지역 문제를 논의하고 해결했던 자치·협치 기구였다. 재단은 이 정신을 문화정책에 접목해 도민과 지역 예술인이 주체가 되는 문화자치 모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문화집강소는 단순한 공간 운영이나 일회성 행사에 머물지 않는다. 도민과 예술인이 중심이 된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지역 현안을 진단하고, 문화 의제를 발굴한 뒤 이를 지역 특색을 살린 시범 문화콘텐츠로 제작하는 방식이다. 행정이 설계하고 도민이 참여하는 구조를 넘어, 도민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상향식 문화정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재단은 올해 14개 시·군을 내륙권, 동부권, 서부권 등 3개 권역으로 나눠 현장 밀착형 지원을 강화한다. 오는 7월부터 지역별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지역 현안을 심도 있게 다루고, 도출된 핵심 의제를 시범 문화콘텐츠로 제작해 도민 주도형 문화자치 모델을 확산할 계획이다.
전북·충남·세종 잇는 광역 관광의 실험
문화집강소가 전북 내부의 문화자치 역량을 키우는 사업이라면, 서부내륙권 관광진흥 사업은 전북 관광의 외연을 넓히는 전략이다. 전북과 충남, 세종을 아우르는 이 광역 협력 사업은 지난해 7,856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약 14억5천만 원의 관광상품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성과는 미식 분야에서도 나타났다. 재단은 전문 미식 평가 플랫폼 ‘블루리본 서베이’와 협업해 지역 맛집을 체계화한 ‘미식 100선’을 발굴했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 ‘더현대’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해 8,4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북 관광과 미식 자원의 인지도를 높였다.
올해 서부내륙권 사업은 향토문화, 문화예술, 역사문화, 자연휴양 자원을 네 가지 테마로 구성한 관광상품 브랜드 ‘4色이음’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재단은 KTX 매거진에 ‘4色이음’ 관광지와 로컬체험상품 특집을 게재하고, 여행 크리에이터 빠니보틀과 가수 권은비가 출연하는 웹예능 협업 콘텐츠를 통해 전북의 매력을 대중에게 알렸다.
또 분야별 역량을 갖춘 5개 파트너십 여행사를 선정해 지역 간 이동과 체류를 유도하는 테마형 관광상품 운영 기반을 마련했다. 성지혜윰길과 미식형 관광상품 등 전북의 고유한 자원을 묶어 체류형 관광으로 확장하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지역 콘텐츠가 관광 경쟁력이 되는 구조
재단은 오는 8월 전북·충남·세종 3개 광역이 함께 싱가포르 주요 여행박람회인 나타스 홀리데이에 참여해 메가존을 운영할 계획이다. 수도권 더현대 백화점과 연계한 전북 특화식품 기획전도 추진해 지역 미식자원의 인지도를 높이고 본격적인 성과 창출에 나선다.
두 사업은 별개의 정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북 문화관광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양축이다.
문화집강소가 지역의 고유한 이야기와 콘텐츠를 발굴하면, 광역 관광사업은 이를 더 넓은 시장과 관객에게 연결하는 통로가 된다. 지역에서 태어난 문화콘텐츠가 관광자원이 되고, 관광을 통해 다시 지역의 문화적 가치가 확장되는 흐름이다.
창립 10주년을 맞은 재단의 과제는 분명하다. 지역 문화예술 지원기관을 넘어 문화자치의 플랫폼이자 광역 관광의 허브로 역할을 재정립하는 일이다.
도민이 만든 문화가 지역의 정체성이 되고, 그 정체성이 관광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전북 문화관광의 다음 10년을 좌우할 전망이다.
이경윤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는 “‘도민참여 전북형 문화집강소 프로젝트’와 ‘서부내륙권 관광진흥 사업’은 전북이 지향하는 문화와 관광의 청사진을 반영하고 있다”며 “도민의 삶 속에 문화자치의 뿌리를 깊게 내리고 전북의 관광자원을 한 단계 끌어올려 전북을 글로컬 문화관광 거점으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송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