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직도폭격장 뜨거운 감자

2009-08-05     전민일보
한·미 공군의 폭격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군산 직도사격장의 토양 오염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최근 미공군 전투기 1개 대대의 군산배치가 확정돼 논란이 예상된다. 
 4일 국방부와 군산시가 전문기관에 의뢰해 지난 2007년부터 진행된 ‘직도사격장 및 주변지역 환경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곳 토양의 중금속 등의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도는 군산항에서 63㎞ 떨어진 무인도로 1972년부터 공군사격장으로 사용돼 왔으며 경기 화성 매향리 미군폭격장이 폐쇄되면서 2006년부터는 미군사격장으로도 쓰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직도사격장 토양은 미국 환경청이 C급 발암물질로 간주하는 화약 성분의 TNT와 작약성분의 RDX 등 화학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일부 조사지점에서의 TNT 수치는 최고 69.11ppm까지 나와 4등급 기준치보다 무려 40배나 웃돌았으며 두 지점에서 검출된 RDX도 3등급을 넘는 0.962ppm으로 나타났다.
 또 구리와 납 등 중금속 농도도 자연 상태보다 최고 9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오염정도가 심각했다.
 하지만 국방부와 군산시 등은 관련 보고서를 수개월 전 전달받았지만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 7공군 사령부 전투기와 1개 대대 병력의 군산배치가 확정되면서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전북도에 따르면 미 7공군 사령부는 8월부터 내년 1월까지 약 5개월 간 군산 미군공군기지에 F-15E 전투기 12대와 1개 대대를 배치할 예정이다.
 F-15E전투기와 1개 대대는 수원기지에 배치돼있던 것으로 8월 중 철수 대체 전력기지를 물색하던 중 군산으로 결정, 추후 병력에 대한 지속적인 배치여부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지난 6월 미 7공군 사령관이 군산 미군기지를 방문, 당초 광주와 군산기지를 놓고 타당성 조사를 벌였지만 소음으로 인한 주민 반발과 전폭기 정비 수용능력 부족 등을 이유로 군산기지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몇 년 전 한·미양국의 가장 뜨거운 군사현안 중 하나였던 직도사격장 문제가 또 다시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우려된다. 김미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