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병원도 주 40시간’…환자 불안감 증폭

의정갈등 7주째…의료현장 심각 개원의도 진료 축소 동참 고민 야간·주말진료 불가상황 우려 도, 가용수단 동원 불편 최소화

2024-04-01     한민호 기자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두고 의정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달부터 개원의도 단축진료에 돌입했지만 당장 이에 따른 의료 현장에서의 변화는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수술이 필요한 중증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 외래 진료를 보는 경증 환자들까지 불편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시민들의 혹시나 하는 불안감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31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4월부터 개원의도 일주일에 40시간만 근무하는 방향으로 진료 시간을 축소하기로 결의했다.

개원의는 전공의와 달리 '자영업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각각의 일반 병·의원이 자율적으로 단축 진료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러한 결의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도내 일반 병·의원의 진료시간 단축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전북 보건당국에 따르면 개의원이 '주 40시간 진료제'에 동참하기로 한 첫날 도내 1221개소 일반 병·의원 중 참여한 곳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일부 개의원들 사이에서 참여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이 개인 병원에서 진료를 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동네 병원들이 주 40시간 진료를 하게 될 경우, 늦은 시간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지고, 갑작스럽게 오후 늦게 병원 치료가 필요하게 되는 환자들의 경우도 야간 진료를 못 받게 될 수 있다.

직장인 박모(34)씨는 "토요일 야간 진료를 멈추면 직장인들은 어디가서 치료를 받아야 되냐"며 "지금도 동네 병원마다 북새통을 이뤄 병원 한 곳이 아쉬운 상황인데 여기서 시간까지 줄이면 시민들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냐"고 토로했다.

5살 아이를 키우는 김모(37·여)씨도 "동네 소아과 오픈런도 힘든 상황인데 이런 상황에서 개원의마저 진료시간을 단축하면 어쩌란 건지 모르겠다"며 "언제까지 의대 증원 문제로 시끌시끌할건지 피로감만 쌓인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만 터지는 꼴이다"고 지적했다.

정부와 의료계 간의 강대강 대립이 일반 병의원까지 확대되면서 시민들의 피로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현재 계원의 단축진료와 관련 도내 상황도 면밀히 살펴보는 중이다"며 "의료 공백 상황에 대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도민 불편함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한민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