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장바구니 물가에 기름값까지...유류세 인하 연장되나

- 전북 휘발윳값 올해 들어 꾸준히 올라 1월 1561원, 20일 1627원 - 국제유가 4개월만에 최고치...정부는 유류세 인하 연장 검토 - 농산물값 과일 등 1년새 20.9% 상승...유류세 인하 종료되면 물가 타격

2024-03-20     김명수 기자

 

국제유가가 공급부족 우려에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유류세 인하 조치가 연장될지 주목된다. 과일을 중심으로 장바구니 물가가 고공행진하는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 조치가 종료되고 국내 주유가격까지 오르면 체감 물가가 확 뛸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북 휘발류 가격은 리터당 1627원으로 올해 1월 초 대비 60원 이상 높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 연장을 발표한 지난 2월 중순과 비교해도 20원 이상 높은 수준이다.

국내 기름 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국제 유가 인상이 일선 주유소에 반영되기까지 2주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앞서 19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WTI)는 0.75달러(0.9%) 상승한 배럴당 83.47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5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0.49달러(0.6%) 오른 배럴당 87.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지난해 10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초 휘발류 가격은 리터당 1746원까지 올랐었다. 휘발류 가격이 약 2주 뒤 지금보다 100원 정도 더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우크라이나 무인기가 러시아 정유 시설을 공격하는 등 원유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지며 국제유가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휘발류 가격은 이보다 더 오를 수 있다.

이에 따라 다음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가 추가 연장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한시적으로 시행 중인 유류세 인하는 물가 안정을 위한 조치지만, 문제는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지난달 농산물 가격 상승률은 20.9%로 전달(15.4%)보다 5.5%포인트 올랐다. 2011년 1월(24.0%) 이후 13년여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이다. 특히 사과와 배, 귤 등 신선과일 가격 상승률은 지난 1월 28.5%에서 지난달 41.2%로 폭등하며 1991년 9월(43.9%) 이후 32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긴급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 1500억원을 이번 주부터 즉시 투입하고, 물가 안정 때까지 지속 지원 하겠다“며 “국제유가 불안이 지속되면 다음 달 만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를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2021년 11월 이후 8차례에 걸쳐 유류세를 인하해왔다. 2022년 5월에는 인하폭을 20%에서 30%로 확대했고, 그해 7월 탄력세율까지 적용해 인하율을 37%로 높였다. 현행 유류세는 휘발유에 대해 205원(25%) 인하된 리터당 615원, 경유는 212원(37%) 인하된 369원을 부과하고 있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