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건너가야 하나요" 눈치싸움 바쁜 교차로 횡단보도

전주 사거리 곳곳서 ‘아찔 상황’ 교통사고 위험노출…대책 필요 시, 관계기관과 해결 방안 모색

2023-12-03     한민호 기자

전주지역 사거리 교차로 곳곳이 보행자와 운전자간의 눈치 싸움 장소로 전락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교통 신호 체계가 점멸등 방식인 구간인 사거리 교차로는 교통 사고 위험이 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 전주시 호성동 동물원길(소리로) 교차로 사거리.

해당 사거리 내 위치한 차량 신호등 4개는 모두 황색 점멸 신호로 운영돼 운전자들은 해당 구간을 지날 때 서행을 해야 한다.

하지만 차량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보행자가 있어도 일시정지는 커녕 사거리 교차로에 먼저 진입하기 위해서 서둘러 주행을 하기 시작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은 달려오는 차량들의 눈치를 보며 도로를 건널 타이밍을 찾고 있었다.

마침 보행자 한명이 동물원 방향으로 길을 건너려고 하자 좌회전을 시도하는 차량 한대가 무리하게 횡단보도에 진입, 자칫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호성동 주민 조모(22)씨는 "매번 지나달닐 때마다 운전자들과 눈치 싸움을 하며 겨우 길을 건너고 있는 실정이다"며 "길을 건너는 중에도 진입하는 차량들과 맞물리는 경우도 많아 항상 조마조마하다"고 토로했다.

특히 해당 구간 인근에는 아파트가 밀집돼 있는데다가 초등학교까지 있어 어린이들이 수시로 지나다니는 곳이다.

초등생 4명은 길을 건너기 위해 차량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량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동안 친구들과 장난을 치며 자연스레 도로를 넘어가는 등 아슬아슬한 행동들이 계속됐다.

이러한 모습들이 자주 연출되자 이 지역 학부모들은 아이들을 밖에 내보낼 때마다 항상 불안한 마음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학부모 김모(40)씨는 "아들이 혼자서 밖에 나간다고 하면 항상 노심초사 마음을 조릴 수 밖에 없다"며 "해당 구간은 신호등도 다 꺼져 있고 차량 통행은 많고 어른들도 건너기 힘든 구간인데 아이 혼자 길을 건넌다고 생각하면 너무 위험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처럼 동물원길 교차로가 사고 위험이 빈번한 구역으로 자리잡으면서, 해당 주민들은 지자체에서 하루 빨리 대책을 강구해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 관계자는 "지난 2016년 동물원길 교차로에 회전교차로 설치를 논의한 적이 있지만, 해당 구역은 회전교차로를 설치하기에는 교통량과 경사도 등 설치 기준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설계가 전면 취소된 적이 있다"며 "지금도 지속적으로 현장에 나가 조사를 실시하고 있고, 해당 구역에 대해 전문가와 논의 후 관계기관과 대책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0~2022년) 도내 교차로 횡단보도 교통사고는 총935건(사망 25명·부상 344명)으로 집계됐다.
한민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