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통시장 김장 비용 30만 원 넘어

- 전통시장 4인 가족 기준 지난해보다 소폭(5000원)하락 - 대형마트 기준으로는 36만 6000원 소요 전망 - “그래도 부담” 배추 가격 하락에도 부재료비 상승해

2023-11-16     김명수 기자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김장비용에 대한 가계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 배추 가격만 다소 저렴해졌을 뿐, 무나 양념 등 부재료 가격은 지난해보다 올랐기 때문이다.

가격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14일 기준으로 4인 가족 김장비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에서는 30만1000원, 대형마트에서는 36만6000원이 들것으로 분석됐다고 16일 밝혔다.

다만 지난해 이맘때쯤 김장비용이 전통시장에서는 30만6000원, 대형마트는 36만80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소폭 줄어든 상황이다.

배추를 비롯한 채소류는 올해 여름 유난히 길었던 장마와 폭염 등의 영향으로 생육 환경이 좋지 않아 가격이 한때 크게 올랐지만, 가을 이후 수급이 안정되면서 가격도 내렸다.

배추는 10월부터 가격이 크게 내려 1포기당 4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고 작황이 좋았던 무도 1개당 1500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하지만 대파는 강원도 고랭지 지역의 작황이 부진해 공급물량이 줄면서 가격이 전통시장 기준 33.3% 올라 1단에 4000원, 소금(천일염) 5kg도 7.69% 올라 1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물가정보는 올해는 정부가 김장재료 수급 안정 대책을 통해 비축 물량을 풀고 지원 예산도 늘린 만큼 각종 할인을 더 하면 향후 비용이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김장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은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지난달 소비자 600명을 대상으로 ‘김장철 채소류 소비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올해 가정에서 김치를 직접 담그겠다고 답한 비율은 63.3%로 전년(65.0%)보다 감소했다. 

최근 지속되는 소비자물가 상승세 속에, 김장비용 오름세가 식비 상승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1980년대 4만 원 수준이던 김장 비용이, 40년이 흐르는 동안 35만 원대에 이르러, 8배 수준에 달했다. 이 기간 식료품 등 식비 상승 비용 증가율이 4배 정도인걸 감안하면, 2배 정도 더 부담이 컸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도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재료 구매부터 김장 과정이 번거롭고 비용 부담을 느껴 김장을 꺼리는 가정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포장김치 매출이 늘고 있다”며 “올 겨울 포장김치 매출은 계속 증가하고 몇년간 이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