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수 부족, 결국은 국민들 피해로 이어질 뿐

2023-06-08     전민일보

의사부족 사태가 가까운 미래에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에서 가장 가파르게 저출산·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한국의 현실 속에서 의료수요는 날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의사 인력수급추계에 따르면 의사 1인당 업무량이 2019년 수준을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오는 2030년에는 1만4334명, 2035년 2만7232명의 의사가 수요보다 부족할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의 등 의료인력 부족현상이 더욱 심각한 지방의 주민들은 제대로된 의료서비스를 받는데 장애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의료사각 지대에 놓인 농어촌지역은 간단한 진료를 위해 인근 도시로 원정의료 서비스를 받아야 할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전북도내 공공의료원 3곳(군산, 남원, 진안군의료원)과 전북대병원에서 근무하는 전문의는 350명으로 정원(385명)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의대 정원은 지난 2006년 이후 17년째 3058명에 머물고 있다. 지난 17년간 의대정원이 단 한명도 늘어나지 않았다.

최근 전문의 부족사태의 심각성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고,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태도 끊이지 않고 있다. 중증 응급환자가 신속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사례가 되풀이되고 있는 현실이다. 의사협회 등은 정부가 추진 중인 의대정원 확대에 반대하고 있다.

국내 의학계열 졸업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의사협회 등은 의대정원 확대에 반대하고 있고, 국민들은 그들만의 리그를 지키려는 집단이기주의라며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 노인비중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미 농어촌지역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지 오래이다. 결국 의료수요는 급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의대정원동결은 의사들의 업무량 폭주로 이어지게 된다.

결국은 환자들에게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돌아간다. 오랜 시간을 대기하고, 1분남짓의 짧은 문진도 감지덕지인 상황이 연출되기 마련이다. 의료인력 부족은 지금도 일부병원은 간호사에게 PA(Physician Assistant)라는 직함을 주고 의사 업무의 일부를 떠 맡기고 있다.

정부는 2020년 의대 정원을 10년간 4000명 증원하고, 폐교된 서남대 의대정원 49명을 활용한 국립공공의학전문대학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의사협회 등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현재까지 장기 표류하고 있다.

전문의 한 명을 양성하는 데 최소 11년이 걸린다고 한다. 지금부터 시작해도 그 공백을 메우기 쉽지 않다. 의료계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국민 건강과 생명 등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정부가 강한 의지를 갖고 의사 수를 늘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