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천변 산책로, 잇단 뱀 출몰 ‘오싹'

최근 10년간 물림 사고 155건 보호종에 포획 금지…주의 요구 시, 환경 단체와 불편 최소화 노력

2023-05-16     한민호 기자

“뱀 때문에 산책하기가 무서워요”

지난 주말 아이와 함께 전주 천변 산책을 하던 김모(43)씨는 수풀 사이로 가로지르는 뱀과 마주치는 등골이 오싹한 경험을 했다.

김씨는 "아이와 전주천변 산책길을 걷고 있는 중 갑자기 뱀이 나타났다"면서 "크기는 크진 않았지만 보는 순간 소름이 끼쳐 털썩 주저 앉았다"며 한숨을 내리 쉬었다.

그러면서 "지자체에서는 뱀을 보호종이라 잡지 못한다는 말만 하지 말고 직접 잡아서 다른 장소에 방생을 하는 등 전주 천변 뱀 출몰 방지에 노력을 다해줬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최근 전주 천변 곳곳에 뱀들이 출몰해 시민들은 물림 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도내에서 뱀 물림 사고는 총 155건에 달했다.

월별로 보면 3월 1건, 4월 7건, 5월 15건, 6월 28건, 7월 38건, 8월 23건, 9월 28건, 10월 14건, 11월 1건으로 조사됐다.

날이 따뜻해지는 5월부터 뱀 물림 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 올해 5월에만 2건에 뱀 물림 사고가 있었다.

지난 10일 익산시 낭사면에서 30대 여성이 독사에 물리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지난 14일에는 진안군 주천면에서 30대 남성이 뱀에 물려 119구급대가 출동하기도 했다.

생태하천 협의회는 "4월부터 10월까지는 뱀이 자주 출몰하는 시기이다"며 "뱀은 변온 동물이기 때문에 열이 빨리 올라가는 아스팔트 도로로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올라오는 뱀들 중에는 독성이 있는 유혈목(꽃뱀)과 같은 종들이 많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며 "뱀의 경우 일반적으로 사람을 공격하거나 위해를 끼치진 안기 때문에 뱀을 발견했을 경우 지나가도록 놔두거나 자리를 피하는게 좋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완산구청 관계자는 "최근 2건의 뱀과 관련 민원 접수가 들어왔다"며 "전주시는 생태하천이고 뱀은 보호종이기 때문에 직접 잡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원이 들어오면 시민들이 뱀을 조심하실 수 있게 뱀이 나온 장소에 홍보 안내문이나 표지판을 설치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며 "환경단체들과 협의해 민원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시민들의 불편함을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혔다.
한민호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