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발통’ 정운천, 재선거 희생양 논란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 전주을 재선거 참패 책임지고 전북도당위원장 사퇴 이준석 전 대표 당 지도부가 정운천 의원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웠다고 비판 이준석 ”정 의원이 있어그나마 8%라도 얻어“ 호남포기 전략 포기해야 역설 차기 총선 앞두고 호남공략 ’서진정책‘ 포기로 이어질라, 전북당원 이탈우려 

2023-04-10     윤동길 기자
정운천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비례)이 4·5전주시을 국회의원 재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지난 7일 전북도당위원장에서 물러났다. 표면적으로 정 의원의 자진사퇴이지만, 정치 불모지인 전북에서 보수의 외길을 걸어온 정 의원을 4·5재선거 참패의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논란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정 의원이 있었기에 그나마 8%라도 전주에서 얻을 수 있었다면서 ’호남포기 전략을 포기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대선을 기점으로 호남표심 공략에 공을 들여온 ’서진정책‘의 효과마저 상쇄시켜 버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전주시을 재선거에서 김경민 후보가 8% 득표율을 얻으며 다시 한번 도민 여러분의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면서 ”전북 선거를 총괄한 도당위원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위원장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어 ”더 낮은 곳에서 쌍발통 정치가 꽃 피울 수 있도록 묵묵히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지난 6일 전주을 선거 과정에서 전북도당의 실태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그 다음날 정 의원이 사퇴해 희생양 논란이 일고 있다. 

정 의원은 “지난 2020년 국민의힘은 호남 없이는 정권교체도 전국정당도 없다는 신념 아래 국민통합위원회와 호남동행국회의원단을 출범해 서진정책을 시작했다”며 최근 치러진 각종 선거에서 전북지역 득표율 변화를 나열하며 당에 대한 서운함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 의원은 지난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18.2%,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정치적 텃밭인 전북 전주을에 출마해 35.79%를 얻고도 낙선했다.  

정 의원은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이른바 ’쌍발통 정치‘를 전면에 내세우며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37.53%를 얻어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전북에서 영남권 보수정당 후보 중 가장 높은 득표율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 대선에서 전북득표율이 14.4%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제8회 지방선거에서 조배숙 도지사 후보 17.88%, 김경민 전주시장 후보 15.54% 등 전북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그러나 전주을 재선거에서 김경민 후보가 8%에 그쳤다. 이준석 전 대표는 SNS를 통해 ”전북에서 오랜 기간 발을 일구며 노력해온 정운천 의원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우고 있다“며 ”정 의원이 밭을 일궈놨기에 이 상황에서도 8%라도 나온 것이다“고 일갈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전주에서 시작해서 국회의원 당선될 용기와 열정을 가진 사람이 있느냐“면서 ”기득권을 지키고, 강경보수에게 어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지속하는 호남 포기전략을 포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차기 총선을 1년 앞두고 전북에서 가장 높은 인지도와 지지층을 가지고 있는 정 의원을 대신할 인물을 발굴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면서 ”대선을 기점으로 늘어났던 전북지역의 국민의힘 청년당원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차기 도당위원장으로 유일한 호남 지역구 현역인 남원·임실·순창의 이용호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윤동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