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소멸을 넘어 국가 존립마저 우려스럽다

2023-02-20     전민일보

최근 10년간 우리나라 중산층의 비중이 60%대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우리나라 중산층의 현주소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통계청에서 활용하는 중산층 개념인 ‘중위소득 50~150%’비중은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 2011년 54.9%에서 지난해 61.1%로 높아졌다.

하지만 연령별로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고령층은 40% 후반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에서 계층 이동에 대한 희망도 줄어들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노력한다면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에 대해 25.2%가 긍정적 응답을 내놨지만, 10년 전보다 3.6% 줄었다.

주목할 점은 자녀세대의 사회경제적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의 응답은 30.3%에 그쳤다. 무려 10년 전보다 11.4%나 감소했다. 부의 불평등 시대 속에서 이른바 부의 대물림과 가난의 대물림 등 부익부빈익빈 현상의 심화를 우려하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지금보다 미래, 우리의 자식들의 시대가 벌써 부모세대들은 우려스럽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금융연구원 등은 우리 잠재성장률이 계속 하락해 오는 2050년엔 0%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구감소 문제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인구는 성장동력으로 한 나라의 국가 경쟁력과도 직결된다. 인구가 감소하면 국가 GDP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 GDP 기준 한국은 세계 9위권이지만 현재의 인구감소 추세가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어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전망이다.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이미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그 속도가 빠르다. 당장 2년 후인 2025년 한국은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20%가 넘는 고령사회에 진입한다. OECD는 한국 인구의 노인 비중이 2060년이면 43.9%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가까운 미래에 노인의 나라로 전락하는 것이다. 2060년 국내 0~14세 인구는 단 8%에 그치고, 15~64세 생산가능인구는 48%에 머물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있다. 생산인구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

영화 속에서나 접했던 아이들이 없고, 노인들만 가득한 모습이 연출된다는 것이다. 먼 미래가 아니라는 점에서 두렵기까지 하다. 저출산고령화의 재앙이 어느새 성큼 다가왔다. 이젠 현실로 다가온 지역소멸이 아닌 가까운 미래의 국가소멸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저출산·고령화의 재앙’이라는 표현은 더 막연하고 과장된 것이 아니다. 우리의 자식들이 겪어야 할 가까운 미래의 예측 가능한 모습으로 다가왔다. 섬뜩한 경고가 아닌 현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가 모두 큰 위기의식하에서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