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눈 예보에도 제설함 '텅텅'

2022-12-14     박민섭 기자

밤새 내린 눈과 한파로 도내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지자체의 선제적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날 많은 눈 예보가 있었음에도 출근 시간 이후 전주지역 도로 곳곳이 얼어붙어 있는가 하면 텅텅 비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제설함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오전 9시께 전주시 서서학동 한 아파트 입구. 

이곳 오르막 빙판길에서는 차선 구분 없이 차량들이 멈춰 뒤엉켜있었다.

정지된 차량 운전자들은 연신 엑셀 페달을 밟아봐도 미끄러운 도로 탓에 엔진소리만 날 뿐 바퀴가 헛돌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빙판길에서 미끄러지는 한 차량은 행인들을 향해 클락션을 연신 누르기 시작했고 이들은 피하기 급급했다.

금암동과 중화산동 등 전주 시내 도로 곳곳에서도 빙판이 얼어 붙어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이곳에서 만난 시민 서모(38)씨는 “아침 출근길 도로를 내려오는 동안 미끄러지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다. 제설차는 다녀간거냐”라며 “전날에 방송에서 많은 눈 예보가 있었음에도 출근길 불편을 초래한 것은 지자체가 너무 안일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인근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홍진석(66)씨는 “빙판길 위에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미끄러운 바닥에 넘어지기 일쑤였다”며 “제설작업이 늦어진 탓인지 오늘 아침에도 빙판 위에서 한 노인분이 뒤로 넘어지기도 했다. 내리막길 같은 곳은 더 신경 써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폭설에 대비하기 위해 설치된 제설함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눈과 빙판으로 뒤덮인 도로 인근에서 제설함을 찾아볼 수도 없었고 간간이 눈에 들어오는 제설함은 안이 텅 비어있는 등 이미 제 기능을 상실했다.

제설함은 눈이 내렸을 경우 시민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졌지만 전주시 홈페이지 등에는 제설함 ‘위치도’도 없는 실정이다.

실제 전주시 한 이면도로에 설치된 제설함이 도로가에 쓰러져 있었다. 모래주머니와 염화칼슘 등이 있어야 할 제설함에는 담배꽁초 몇 개만이 덩그러니 있었다.

시민 이형운(43)씨는 “제설이 필요한 경우 시민들이 사용해야 하는데 제설함 위치도 모르니 눈이 내릴 때면 찾아다니기 급급하다”며 “제설함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여러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완산구청 관계자는 “세심한 관리는 인력 등의 문제로 어려움이 있는 부분이 있다”며 “제설 관련 민원이 들어오는 즉시 현장에 투입돼 조치를 취하고 있다. 주기적인 현장관리 통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