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와 도의회 협치중단, 도정 동력 약화 우려

2022-11-10     전민일보

김관영 도지사가 ‘마이웨이 인사’를 강행하면서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온 소통과 협치의 진정성마저 의심받고 있다. 김관영 지사는 지난 3일 전북도의회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서경석 전북개발공사 사장 임명을 강행하면서 정실인사 비판을 더 키운 결과를 초래했다.

도의회가 지난 2일 전문성 결여와 도덕성 검증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서경덕 사장의 임명 철회를 강하게 요구했음에도 하루 만에 임명을 밀어붙였다. 서 사장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전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임명을 강행할 필요가 있었느냐의 반응이 주를 이룬다.

인사청문회 도입 이후 청문 절차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도 도지사의 인사권을 귀속할 수 없기에 언제든지 임명은 가능했다. 이 때문에 도의회와 뒤늦게나마 소통의 시간을 갖고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노력이 선행됐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 사장은 청문회 과정에서 업무능력, 전문성, 자질, 준비성 등 업무역량에서 강한 질타를 받았다. 서 사장의 이력 대부분은 기아자동차에서 영업 분야로 택지개발과 주택건설, 산업단지, 대행사업 등의 전북개발공사 업무와 접전이 없어 비전문가로 봐도 무방하다.

이처럼 전문성이 모자란 상태에서 도덕성 검증이 제대로 되지 않은 서 사장이 지역발전과 전북도민의 삶의 질 향상에 제대로 이바지할 수 있을지 물음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김 지사는 ‘도덕성과 전문성’을 인사원칙의 최우선 가치로 강조해왔다.

서 사장은 전북을 포함한 호남 사람을 깡패, 사기꾼, 다방 종업원, 구두닦이 등 하층민들로 비하했고, 전북개발공사 사장으로 전북발전과 도민을 위해 일해야 함에도 광주사람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도록 전북에서 열심히 해보겠다는 황당한 포부를 말하기도 했다.

전북개발공사 주요 업무 중 하나는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이다. 김관영 지사의 주장대로 제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지역 정서와 전혀 부합하지 않고, 전문성마저 모자란 서 사장은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임명할 정도의 인물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이경윤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에 이어 서경석 전북개발공사 사장도 모두 광주 출신이다.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도 다른 지역 출신이 기용될 것이라는 소문이 벌써 널리 퍼졌다. 전북 출신은 인재가 없는 건지, 김 지사의 인재풀에서 전북 출신이 없는 건지 궁금하다.

김 지사의 마이웨이식 인사 패턴이 지속한다면 ‘독선·독주와 불통’의 이미지마저 굳어질 수 있다. 도의회는 더 협치는 없다고 천명했다. 협치 실종과 의회와 정면대치는 도청 공무원들만 더 힘들게 할 뿐이며, 궁극적으로 전북발전과 도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인사청문 중단 이유에 대해 유선상의 문의조차 없었다고 한다. 이번 사태 전후과정에서 전북도는 도의회를 설득하고 이해시키려는 노력조차 없었다. 소통과 협치는 상호 존중이 기반이 돼야 한다. 일방적인 통보가 아닌 소통을 통해 상생의 기반을 구축하는 노력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