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곡예작업 여전... 청소차에 매달린 환경미화원들

2012년 환경부 발판 철거 권고 불구 위태로운 작업환경 10년째 제자리 저상형 청소차 교체 등 대책 시급

2022-09-19     박민섭 기자

 

청소차에 매달려 작업을 하는 등 환경미화원들의 위태로운 작업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 2012년 환경부의 지자체에 대한 청소차 발판 철거 권고 등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작업환경은 10년 넘게 사라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오전 8시30분께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의 한 도로. 

평소 이곳은 차량 통행이 잦을뿐더러 출근 시간대라 교통이 혼잡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환경미화원들은 손잡이와 발판에 의지한 채 청소차에 매달려 아찔한 이동을 하고 있었다.

청소 차량에 매달린 미화원들은 기본적인 헬멧 등의 안전 장비도 착용하지 않고 이동했다.

청소차가 쓰레기 수거를 위해 골목을 들어서자 이들의 위태로운 작업은 시작됐다.

급하게 청소 차량 후미에서 오르고 내리길 반복하며 쓰레기봉투를 압축기에 넣고 있었다.

시간에 쫓긴 탓인지 미화원들은 주행 중이던 차량 후미의 압축기에 봉투를 던지며 발판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곡예작업’을 하기도 했다.

아슬아슬한 작업 이어오던 중 쓰레기 압축기에서는 ‘펑’하고 큰 소리가 들려왔다.

압축기에 넣었던 꽉 찬 쓰레기봉투가 터진 것. 큰소리와 함께 쓰레기봉투에 있던 파편들이 환경미화원의 얼굴에 튀자 화들짝 놀라며 뒤로 떨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이내 다시 청소차에 매달려 쓰레기 수거 작업을 이어갔다.

이처럼 미화원들의 작업 중 사고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환경부의 환경미화원 산재접수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7~2021) 869건(사망·골절·상해)이 발생했으며, 이중 사망 사고는 29건(3.3%)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환경미화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환경미화원은 “조수석에 타고 내리는 것이 번거롭고 작업을 제시간에 맞추기 어렵다 보니 불가피하게 매달리게 되는 것 같다”며 “차량에 매달려 빠르게 오르내리니 무릎이 더 안 좋아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민주연합노동조합 전주지부장은 “여전히 전북지역 지자체와 일반 청소용역업체에서는 여전히 차량 후미에 매달려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며 “안전하고 편리한 저상형 청소차로 모두 교체해 환경미화원의 근무 환경을 신속히 개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전주시 환경미화원의 근무 환경은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시청에 따르면 현재 운영하는 28대의 청소 차량 중 저상형 차량은 단 1대 뿐이다. 

이에 대해 전주시청 관계자는 “차량 후미에 매달리는 등 문제에 대해 점검과 단속이 이뤄지고 있으며 발견될 시 경고나 처벌을 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나머지 27대의 차량은 앞으로 모두 교체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박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