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잘못된 습관이 불러온 치질, 감추지 말고 치료해야

2022-06-21     정석현 기자
수원

여름철이 되면 더위로 항문의 혈관이 확장되면서 치질이 악화하기 쉽다. 또 무더위로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항문 위생 관리가 어려운데다 대변이 딱딱해져 변비도 심해질 수 있어 항문 질환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한국인의 대다수가 평생 중 한 번 정도는 치질을 앓지만 남에게 쉽사리 털어놓기 어려운 질환인 만큼 치료 시기를 늦추는 일이 잦다.

치질은 항문과 그 주변에 생기는 치핵과 치열, 치루를 비롯해 항문소양증, 항문콘딜로마 등을 통칭하는 말이다. 보통 치핵을 치질이라고 부른다.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으나 항문이나 직장 정맥혈관에 압력이 가해지면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변비나 설사 등 나쁜 배변 습관이나 음주, 복압을 올리는 여러 가지 운동이나 업무, 가족력 등이 흔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오래 앉아 있는 자세는 골반에 울혈을 조장해 항문에 힘을 가하게 돼 치질 위험을 높이는 만큼 의자에 앉은 채 생활하는 현대인은 치질에 매우 취약하다. 만일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보면서 장시간 머물거나 배변 습관이 불규칙하다면 치질 위험은 더 커진다.

치핵은 항문 속 치상선을 기준으로 안쪽에 생긴 내치핵과 바깥쪽에 생긴 외치핵, 안쪽과 바깥 쪽 모두에 생긴 혼합 치핵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조직이 늘어난 정도에 따라 1~4기로 나눌 수 있다.

1기일 때는 치핵이 가볍게 부풀어 올랐지만 항문 밖으로 나오지 않은 상태다. 치핵의 크기는 환자가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작지만 종종 출혈이 있을 수 있다. 2기로 진행되면 치핵이 더욱 커져 배변 시 힘을 주면 혹이 밀려 나왔다가 힘을 빼면 제자리로 돌아간다.

3기는 배변할 때 항문 밖으로 밀려 나온 혹을 억지로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항문 안으로 들어가는 정도이다. 4기로 이어지면 치핵이 아예 다시 들어가지 않고 일상에서도 불편을 느낄 정도로 진행된 단계다.

치핵은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는데, 1기~2기 초반 치핵은 약물 치료와 좌욕, 좌약·연고 사용, 식습관 및 생활 습관 개선 등 보존적 치료로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보존적 치료 외에도 고무링 치핵결찰술이나 혈전성 치핵절제술 등 간단한 시술로도 개선을 꾀할 수 있다.

그러나 보존적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치핵이 3~4기로 진행되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과거에는 치핵 파열을 하나하나 절제하고 봉합하는 방식으로 수술을 진행했지만, 최근에는 원형문합기를 활용해 항문주름이나 항문관 손상 없이 치핵 수술을 진행하는 추세다. 원형문합기를 활용하면 수술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술 후 통증이 적어 빠른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하다.

변기에 오래 앉아 있는 등 잘못된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치질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만일 치질 증상이 나타났다면 상태가 악화할 때까지 방치하기보다는  관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도움말 : 수원 구광모항외과 구광모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