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가 투자한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영화 4편 주목

2022-05-04     김영무 기자

 

전주국제영화제가 독립·예술영화에 직접 투자를 해 저예산영화 제작 활성화를 도모하는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영화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2000년 ‘혁신’이라는 기조 아래 시작된 전주국제영화제는 단편 옴니버스 프로젝트 ‘디지털삼인삼색’을 매해 선보여 총 42편의 작품을 발표하면서 영화예술의 시대정신을 담는 창구로서 기능해왔다.

2014년부터는 창작자들이 내용과 형식 모두에서 보다 자유로운 표현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장편영화 제작지원으로 그 방향을 바꾸었다. 이는 영화산업계 내에서 영화제가 할 수 있는 또 다른 기능을 선보이며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분기점으로 기록된다. 올해 9년 차에 접어든 전주시네마프로젝트는 지금까지 27편의 영화를 소개해왔다.

지난 2년여간 전 세계를 멈추게 한 코로나 감염증의 영향 아래 전주시네마프로젝트 역시 작품들이 안전하게 제작되고 가능한 곳에서 상영돼 관객을 만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올해는 4편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극영화, 다큐멘터리, 실험영화 등 그 장르도 다양하다.

우선 <시간을 꿈꾸는 소녀>는 남의 운명을 봐주는 무녀 수진이 정작 자신의 길을 고민하며 새로운 행동을 감행해 보는 이야기다. 주어진 운명 같은 삶에서 인간은 어디까지 선택하며 살 수 있을지 질문하는 작품으로, <춘희막이>(2015), <행복의 속도>(2020)를 통해 캐릭터의 힘을 보여준 박혁지 감독의 신작 다큐멘터리이다.

<입 속의 꽃잎>에서 영화 초반 전 세계 최대 규모 꽃 시장을 관찰하던 카메라는 불치병에 걸린 남자가 우연히 파리의 한 카페에서 낯선 이와 나누는 대화로 포커스를 옮긴다. 루이지 피란델로의 희곡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은 인간 조건에 따라 시간과 삶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를 가늠해 보게 한다.

한편 <애프터워터>는 픽션, 다큐멘터리, 실험영화가 자유롭게 혼합된 형식으로 세 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와 과거, 미래일지도 모를 시간 단위를 통해 전 세계의 호수와 숨겨진 보물을 연구하고 비교하며 실패한 유토피아와 집단적 꿈, 과거의 유적과 미래를 이미지로 표현한 영화다.

<세탐정>은 이 시대의 고통을 짊어진 것처럼 보이는 도시를 배경으로 젊은이들이 느끼는 무정부주의에 대한 희망과 보장되지 않는 미래에 대한 환상을 표현하는 이야기다. 미술작가로 실험영화를 만들던 아르헨티나 예술가, 알란 마르틴 세갈의 장편 데뷔작이다.김영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