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에 경제난까지...김제 주택 화재로 중증 장애인 포함된 일가족 4명 사망

- 휠체어 생활하는 남편과 중증 장애인인 남동생 3명 숨져 - 경찰 "월 200여만원으로 다섯 식구 생활...생활고로 인한 신변비관으로 극단적 선택 추정"

2022-03-17     이정은 기자

 

김제의 한 주택에서 불이나 중증 장애인을 포함한 일가족 4명이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16일 오후 10시 47분께 주방에서 시작된 불은 순식간에 거실과 방까지 번졌다.

A(70대)씨는 주방에, B씨의 남동생 3명은 방에서 미처 대피하지 못한 채 숨졌다.

A씨의 부인인 B씨는 '퍽'하는 소리를 듣고 밖으로 뛰쳐나와 피해를 면했다.

일가족 4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는 장애와 경제난으로 인한 화재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휠체어 생활을 했던 A씨와 그의 부인 B씨, 그리고 뇌병변 장애를 가진 B씨의 남동생 3명 등 5명이 이곳에서 생활했다.

5명의 가족들은 별다른 고정 수입은 없었으며 남동생 3명으로부터 나오는 장애 수당과 B씨가 공공근로 등으로 벌어온 돈 200여 만원으로 생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이 평소 '다 죽이고 나도 죽으면 된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고 진술하면서 경찰은 신변 비관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며칠 전 A씨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사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과 소방당국은 17일 오전 11시께 현장 합동 감식을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남편 A씨의 방화로 추정되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 중이다"고 밝혔다.
이정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