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 된 경기불황, 결혼이민자 ‘해고 1순위’ 울상

2009-01-22     전민일보
극심한 경기불황 속에 서비스업종의 인력 줄이기가 본격화되면서 결혼이민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내국인 직원보다 적은 급여로 일하고 있지만 한국어 및 문화적 인식 등이 서툴러 해고대상 1순위로 꼽히기 때문이다.
22일 만난 베트남 결혼이민자 A(28)씨는 1년 넘게 일해 왔던 음식점에서 최근 해고당했다.
경기불황이 심해지면서 손님이 급감해 인력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었지만 결혼이민자라서 가장 먼저 해고된 것 같아 억울했다.
A씨는 “최저임금 수준인 70여만원을 받으면서도 내국인 직원들보다 더 열심히 일했다”며 “여러가지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결혼이민자라서 해고된 것 같아 씁쓸하다”고 하소연했다.
결혼이민자들의 어려움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대부분 비정규직이다 보니 부당한 대접을 받아도 항의조차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실제 중국 결혼이민자인 B씨는 최근 일하고 있는 회사로부터 일방적인 급여 삭감을 경험했다.
B씨는 “지난해까지 80만원이던 월급이 이번 달에는 60만원으로 깎여 지급됐다”며 “항의하면 해고될까봐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속병만 앓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따라 결혼이민자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체계적인 제도정비가 요구된다.
이에 대해 관계기관은 “결혼이민자 수는 갈수록 증가하는데 사회적 제도들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며 “결혼이민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다양한 대책들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운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