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불은 뭐든 물로 끌 수 있을까?

2021-12-09     전민일보

“이따 5시에 호떡집에 불이 날 거예요”

2010년대 EBS에서 방송한 “미래를 보는 소년”에서의 대사로 한때 유행했던 인터넷밈이다.

이 회차에선 호떡집 아주머니가 불붙은 기름판에 물을 부어 불을 끄려 하자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여 아주머니를 제지한다. 사람들은 흔히 불이 나면 물로 꺼야겠다는 생각을 먼저 가진다.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만약 기름판에 물을 붓는다면 ‘슬롭오버’ 현상이 나타나 불을 더 지필 수 있다. 슬롭오버 현상은 액체 위험물 화재 시 연소유면이 가열된 상태에서 물이 포함되어 있는 소화약제를 방사할 경우 물이 비등점 기화하면서 액체 위험물을 탱크 밖으로 비산 시키는 현상이다.

드라마의 장면에서 액체위험물은 기름이 되는 것이고 소화약제는 물이 되어 불붙은 기름판에 물을 방사할 경우 불이 번지게 되는 것이다. 지난 3년간 음식물 관련 화재는 10,305건으로 이중 튀김류 화재는 총 1,976건으로 19.2%를 차지했다.

기름화재는 어떻게 대처해야 될까?

가장 좋은 방법은 기름화재의 위험이 있는 장소에 미리 K급 소화기를 구비해 놓는 것이다. K급 소화기는 기름 표면에 순간적으로 유막층을 만들어 화염을 차단하고 빠르게 기름 온도를 낮춰 진화할 수 있다.

만약 K급 소화기가 없다면? 우리는 주변물품을 활용할 수 있다. 주방에서 사용하는 마요네즈는 기름 표면을 덮어 산소를 차단한다. 젖은 수건, 화분의 흙같이 가정에서 흔히 있는 물품들 또한 소화 효과가 있다.

오현조 익산소방서 의무소방원 수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