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뚝 떨어진 기온에 화장실 들락날락” 과민성 방광 주의보

2021-11-14     길문정 기자
유쾌한비뇨기과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입동이 지나면서 기온이 급격히 하강했다.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면 화장실을 드나드는 횟수가 늘어난다. 겨울에는 근육 수축에 영향을 미치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방광 압력이 높아지고 쌀쌀한 날씨에 땀 배출이 적어지면서 소변량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하루 평균 3.1리터의 수분을 배출한다. 이 중 1.6리터는 배변활동을 통해 빠지고, 땀이나 호흡기, 피부 호흡을 통해 각각 약 0.5리터씩 빠져나간다. 하지만 요즘 같은 시기에는 외부 찬 기온 탓에 봄이나 여름에 비해 땀이 나지 않아 수분이 소변으로 배출되는 양이 늘어난다.

이 같은 계절적 영향 때문에 과민성 방광 환자들은 겨울을 보내기 더 힘들어진다. 국제 요실금학회 정의에 의하면 과민성 방광은 요로 감염이 없고 다른 명백한 질환이 없는데도 방광이 예민해져 여러 배뇨 장애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만약 △하루에 8번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 △참을 수 없는 배뇨감이 나타나는 요절박 △자다가도 소변 때문에 깨게 되는 야간뇨 △화장실에 가다 소변이 새는 절박성 요실금이 발생한다면 과민성 방광을 의심해볼 수 있다.

과민성 방광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다. 하지만 밤에 잠을 자다가 야간뇨로 인해 소변을 보기 위해 자주 일어나게 돼 숙면이 어렵고, 자주 화장실을 가야하기 때문에 업무 및 학업 능률이 떨어지기도 한다.

외출 시 실수를 하게 될까하는 두려움 때문에 물이나 음료를 피하게 되고, 소변을 흘리는 등 실수를 할 것이 걱정돼 패드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정신적으로도 우울증과 수치심을 유발해 삶의 질을 급격히 저하시킨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방광 신경을 자극하는 탄산음료나 커피 등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가벼운 운동을 통해 적당히 땀을 배출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행동치료도 도움이 된다. 방광은 소변을 담고, 배뇨하면서 운동을 반복해야 방광 근육이 강화돼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소변이 마려우면 30분 정도 의도적으로 참았다가 화장실에 가고 2주 간격으로 참는 시간을 늘려 나가면 과민성 방광을 예방하고 만성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과민성 방광은 계절성 질환은 아니지만 찬 바람이 부는 가을과 겨울에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발생하는 흔한 비뇨기 질환인 만큼 배뇨장애가 의심된다면 망설이지 말고 비뇨기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글 : 유쾌한비뇨기과 인천송도점 이중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