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여원 들여 복원한 금암광장 분수정원 ‘외면’

전주의 상징성 결여, 사계절 고려하지 못한 수목 식재 등 지적

2021-10-27     정석현 기자

전주시가 시민들의 휴식공간과 쾌적한 경관 제공을 위해 복원한 금암광장 분수정원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시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전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총 14억5000만원을 투입해 금암광장 교차로 일원에 금암 분수정원을 조성했다.

금암광장은 1980대 전주시민들의 휴식공간이었다. 당시 광장 중앙에 위치한 분수는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었다. 하지만 기린대로 확장사업으로 지난 1991년 철거됐다.

전주시는 철거 이후 30년 만에 금암 분수정원 조성사업을 통해 직경 15m의 분수대를 복원했다. 

분수대 근처에는 제주도 특수목과 교목, 다량의 지피초화류를 식재하고 목재 의자를 비치해 시민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정원으로 꾸몄다.

하지만 복원 이후 1년 가까이 지난 현재 금암광장 분수정원의 휴식공간이나 경관 제공 등 효과를 체감할 수 없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금암동에 거주하는 주민 김모(49)씨는 “출퇴근시 항상 금암광장을 지난다. 하지만 복원 전후 별다른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의 휴식공간이라고 하지만 정작 간이의자 몇 개만 듬성듬성 놓여있을 뿐 동네 공원보다 못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여름철에는 그나마 봐줄만 하지만 겨울 무렵에는 황량한 기분까지 든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역시 조경 자체가 전주의 상징성을 갖지 못했고 사계절을 고려한 식재도 전혀 이뤄지지 않은 맥락 없는 설계라고 지적했다.

도내 한 대학 건축과 교수는 “우림교를 비롯한 금암광장 분수공원은 건축과 조경에 대한 종합적인 구상 없이 단편적으로 접근한 결과물”이라며 “전주시의 얼굴인 경관계획이나 건축·조경 설계는 절대 밀실에서 이뤄져서는 안 된다. 다양한 전문가를 비롯한 시민들의 의견수렴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주시 관계자는 “금암광장 분수공원의 설계 당시 시정 방향인 정원도시 구상에 맞추다 보니 상록수를 비롯한 수목의 종류 등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면서 “앞으로 계절별 수목 식재나 휴식 시설 등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가겠다”고 밝혔다.
정석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