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2일부터 유류세 20% 인하...휘발유 리터당 164원 하락

2021-10-26     김명수 기자

다음달 12일부터 내년 4월까지 6개월 동안 휘발유·경유·액화석유가스(LPG)부탄 가격이 20%씩 인하된다. 공공요금도 연말까지 현재 가격이 유지된다. 농축수산물도 할인행사 등을 통해 가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6일 국회에서 ‘물가대책 관련 당정협의’를 열고 11월 12일부터 내년 4월 30일까지 6개월 동안 휘발유·경유·LPG부탄에 대한 유류세를 20% 한시적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유류세 인하폭 20%는 역대 최대다. 종전에는 최대 15%까지 인하된 바 있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북 휘발유 가격 평균은 1751원(전국 1762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 1311원에서 1년 가까이 꾸준히 증가해 1700원을 넘어섰다.

경유 판매가격 역시 1550원(전국 1560원)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상태다.

정부의 이번 유류세 인하에 따라 휘발류는 리터당 164원, 경유 116원, LPG부탄은 40원씩 내려간다. 6개월 동안 유류세 부담 경감 규모는 총 2조5000억원 가량으로 휘발유 차량을 하루 40㎞ 운행할 경우 월 2만 원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할당 관세율도 현재 2%에서 0%로 내린다.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도 연말까지 동결하기로 했다. 또, 쌀·계란·육류 등 농축수산물에 대해선 주요 품목 중심으로 할인행사 추진 등 안정적 관리에 나선다.

여당과 정부가 이런 특단의 물가 안정책을 마련한 것은 급등한 물가로 서민들의 경제적 고통이 심화하고 올해 4%대 성장률 달성에 ‘빨간불’이 켜진 탓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유류세가 인하되더라도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기름값이 바로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

석유제품이 정유공장에서 나와 저유소를 거쳐 주유소로 유통되는 과정이 통상 2주 정도 걸리기 때문에, 유류세 인하 조치가 실제 가격에 반영되는 시점에는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류세 인하 발표 이후 운전자들이 유류 구매를 미루거나, 주유소·충전소 등이 재고를 줄이는 과정에서 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정부는 최대한 즉각적인 인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시중 주유소 공급을 서두르는 한편, 민관 합동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하는 등의 유류세 인하 실효성 제고 방안을 다음 주 중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국민 체감물가가 피부에 와 닿게 인하되고 연간 물가수준이 2%대 초반에서 안정 관리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