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궤도 안착 '미완의 성공'...우주강국 실현 희망 엿봤다

2021-10-21     홍민희 기자

오롯이 한국의 독자기술로 개발한 첫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II)' 발사는 절반의 성공에 그쳤지만, 세계 7대 우주강국 실현의 꿈엔 인상적인 흔적을 남기며 한 발짝 다가섰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1일 오후 5시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발사를 사실상 성공시켰다. 단, 인공위성을 목표궤도인 지상 700km에 안착시키는 것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거대한 수증기와 시뻘건 불기둥을 동시에 뿜어대며 이륙한 누리호는 지상 100m까지 수직 상승한 뒤 2분 후 59km 지점에서 1단 추진체가 분리됐다.

이어 4분 뒤엔 191km 지점에서 위성 덮개인 페어링이 분리됐으며, 4분 34초 뒤 258km 상공에서 2단 로켓엔진도 정상 분리됐다.

이후 3단 로켓의 추진력으로 인공위성 투입 고도인 지상 700km 인근까지 우주공간을 비행한 누리호는 싣고 있던 위성모사체(dummy)를 분리하는데 까진 성공했지만 불완전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번 결과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신속하게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대한민국 우주시대'를 희망으로 기다리자고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누리호 비행시험이 완료되었습니다. 자랑스럽습니다"라고 포문을 연 뒤 "아쉽게도 목표에 완벽하게 이르지는 못했지만, 첫 번째 발사로 매우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어 "오늘 부족했던 부분을 점검해 보완한다면 내년 5월에 있을 두 번째 발사에서는 반드시 완벽한 성공을 거두게 될 것이다"며 "1톤 위상의 위력을 자력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나라가 아직 여섯 나라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해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지만 발사체를 우주 700km 고도까지 올려 보낸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며 우주에 가까이 다가간 것이다"고 말했다.

독자적으로 우주발사체 기술을 진전시킨 점을 강조한 문 대통령은 "먼저 개발한 우주 선진국들이 철통같이 지키고 있는 기술이기에 후발 국가들이 확보하기가 매우 어려운 기술이었다"며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초정밀·고난도의 우주발사체 기술을 우리 힘으로 개발해 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성공'을 자축한 문 대통령은 오는 2027년까지 누리호를 추가로 발사하는 것을 시작으로 우주기술의 민간 이전, 그리고 우주탐사 프로젝트 도전 등을 통해 우주산업과 기술발전의 토대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의 성공을 다시 한번 축하한다"며 "누리호와 함께 드넓은 우주, 새로운 미래를 향해 더 힘차게 전진하자"고 말했다.

한편, 누리호는 엔진 설계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용까지 모두 국내 300개 기업이 참여해 완성했다. 연구인력은 250명이 동원됐고, 예산은 2조원 가량이 투입됐다.
홍민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