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자영업자 최저임금 오를까 깊어지는 고민

2021-06-16     김명수 기자

전주에서 20평 규모의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 신모(41)씨는 폐업을 고민하고 있다.

신씨는 “코로나19로 장사가 안돼 3명이던 직원을 2명으로 줄였는데 최저임금을 올리면 또 줄여야 한다”며 “차라리 장사를 접고 직접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낫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우려에 중소·중견기업과 영세업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원자재 가격에 당장 다음달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 근로제, 최저임금 인상까지 ‘삼중고’로 심각한 경영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구직자들의 반 이상이 내년도 최저임금은 최소한 동결되어야 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구직자 700명을 대상으로 ‘최저임금에 대한 구직자 의견조사’를 실시한 결과 구직자의 63.8%는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와 같거나(48.1%) 낮아야(15.7%) 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20대에서 최소한 동결을 응답한 비중이 67.3%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인상해야 한다는 응답은 36.2%였다.

또 구직자의 93.5%는 코로나로 인해 취업난을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로 인해 취업이 매우 어려워졌다는 응답은 49.4%, 다소 어려워졌다는 응답은 44.1%였다.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6.5%에 그쳤다.

구직자들은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취업난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조사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한경연은 최남석 전북대 교수에게 의뢰해 진행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시나리오별 고용 규모(2021)’보고서를 통해 최저임금이 1만 원으로 인상될 경우 최소 12.5만 개에서 최대 30.4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2018년과 2019년 고용 탄력성 추정치를 적용해 최저임금 인상률별로 일자리 감소 효과를 추정했다. 

그 결과 최저임금을 5%(9156원) 인상하면 4만3000~10만4000개, 10%(9592원) 올리면 8만5000~20만7000개의 일자리가 줄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될 경우 최소 12만5000개에서 많게는 30만4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일자리와 우리 경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수준인 만큼, 내년 최저임금은 중소기업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회복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여력을 가질 수 있는 선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의 법정 시한은 이달 말이며,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오는 8월 5일이다. 김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