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영세 자영업자’... 코로나 여파로 전북지역 개인파산 급증

-지난해 전주지방법원에 1237건 접수... 전년대비 17% 증가

2021-03-04     정석현 기자

“좀 지나면 나아지겠지 라는 생각으로 버텼는데”

전주 호성동에 거주하는 이모(56)씨는 지난 1월 전주지방법원에 개인파산을 신청했다.

5년 전부터 익산에서 제법 규모가 있는 정육식당을 운영했지만 계속된 불황에 이어 코로나19 직격탄까지 맞으면서 결국 폐업에 이르렀다.

매출은 뚝 떨어진 상황에서 관리비와 월세, 인건비 등을 충당하기 위해 한번 두번 대출을 받다보니 빚만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법원의 파산면책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이씨는 “대출 갚을 능력이 없어서 폐업도 못한 채 가게를 끌어 왔다”면서 “차라리 대출을 받지 말고 코로나 초기에 가게를 정리할 껄 그랬다”고 토로했다.

계속된 경기침체와 코로나19 장기화 여파가 맞물리면서 전북지역에서도 파산 신청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대출을 통해 근근이 업체를 꾸려온 영세 자영업자 등 파산신청 증가세는 올해 역시 계속될 전망이다.

4일 대법원 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전주지방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 건수는 1237건으로 전년대비 17%가까이 증가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지난 2018년 971건, 2019년 1058건, 지난해 1237건으로 전북지역 파산신청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법인파산도 2018년 16건, 2019년 21건에 이어 지난해 29건으로 증가했다.

문제는 코로나발 경기침체가 쉽사리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파산의 경기 후행적인 성격으로 볼 때 당분간 영세 자영업자 등 파산신청 건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도내 한 파산전문 법무사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파산이나 개인회생을 상담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면서 “특히 소상공인 대출 등 금융지원에도 버티지 못한 자영업자들의 문의가 느는 추세”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소상공인 대출상환 유예가 연장되긴 했지만 앞으로 과도한 채무를 감당하지 못한  자영업자들의 경우 지급불능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석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