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의 고뇌

2021-02-05     전민일보

아침마다 자고 나면 아파트 문에 붙어있는 여러 장의 광고지를 비롯한 우편함에 꽂혀있는 광고물 그리고 차를 몰고 대문을 나서면 담장에 걸려있는 플래카드, 방송, 신문 등 과히 우리의 일상생활은 정보의 홍수 속에 묻혀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디 그뿐인가?

핸드폰에 날아오는 그림 파일이며 지인들의 안보문자와 단톡방의 시도 때도 없이 밀려오는 회원들의 문자는 짜증을 넘어 이제는 많은 시간을 호도하여 여가의 시간까지 빼앗아가는 악동으로 자리하고 있다.

컴퓨터 메일을 선호하는 나는 카톡의 문자며 요즈음 홍수처럼 밀려오는 그림 파일을 보내준 이들에게 짧은 문자인 “감사합니다. 좋은 날 되세요.”로 답을 한다.

하지만 매일 파도처럼 밀려오는 아름다운 풍경에 미사여구(美辭麗句)가 실린 그림 파일을 다읽는데도 엄청난 시간이 걸린다. 특별히 매주 일요일이면 그 미사여구(美辭麗句)가 공자님의 논어 한 대목 같은 그야말로 주옥(珠玉)의 글을 보내주는 제자가 있어 감개무량하다.

그러나 이런 파일을 다 읽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여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촌각의 시간도 아껴 써야 하는 현대인들에게는 이 또한 새로운 문화의 패턴이 되어 이를 거부할 수도 없는 처지가 아닌가?

그렇다고 보내준 사람의 성의가 있는데 읽지 않고 지우기를 한다면 더욱 도리에 어긋난다는 생각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더듬더듬 다 읽고 감상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 중에는 실천해야 하고 지켜야 할 보감이 되는 내용이 많아서 현대인의 고뇌 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내 손전화는 갤럭시로 비교적 신형의 기기인데도 사흘돌이 저장공간을 비우라는 지시가 뜬다. 이 또한 귀찮은 일이 아닌가?

성경이 따로 없고 유대민족의 탈무드나 우리나라 명심보감 속에 들어 있는 명언 같은 가장 쉬우면서도 실천되지 않는 도리가 길거리의 유행가 가사처럼 범람하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유튜브 채널의 방영으로 어디에서나 손전화로 뉴스를 들을 수 있는 편리한 시대가 도래했다. 그렇지만 가공되지 않은 메신저들의 무차별한 폭로성 기사는 얼마나 많이 우리의 정서를 혼돈으로 빠트리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분명 문명이 가져다주는 이기(異器)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이 있음도 사실이다. 단톡방을 개설해 집단의 정보를 공유하는 일이며 옛날의 편지나 전화로 연락하던 시대를 지나 그 방 하나에서 희로애락을 다 읽을 수 있으니 참으로 편리한 세상이 아닌가?

내가 아는 지인은 가족 간의 단톡방을 만들어 멀리 떨어진 자녀들의 소식과 손자의 귀여운 모습을 확인하고 있다 하니 이 또한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싶다. 그리고 인터넷을 통한 생활필수품의 저가 구매가 가져다주는 가정생활의 이점 등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지식인들이 누릴 수 있는 편리한 정보임이 틀림없다.

그런데 대중 매체의 폭발하는 광고는 좋은 정보의 선택 기회보다는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는 혼돈의 시대를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며 선택의 분야와 중요성을 검은 안경을 쓰고 보는 모습으로 흐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현대인들의 또 하나의 스트레스로 작용하여 크고 작은 사고를 유발하는 시점에서 모든 사람이 경각심을 고취하지 않으면 안 되는 미디어사회로 탈바꿈되었다.

정보라는 대단위 매개체가 강이나 호수 위에 안개처럼 보얗게 이는 잔물결로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을 의미하는 생활의 편리한 이기(利器)로 발돋움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도민의 마음이 아닐까 깊이 생각된다.

요즈음의 손전화는 정보의 홍수 속으로 빠지게 하는 멀리하기는 미운 오리 새끼임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더 지배적이다.

최상섭 시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