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 못 채우는 날 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택시기사 ‘한숨’

-지난해 전북지역 법인택시 1대당 평균 일 매출 전년대비 8%감소

2021-01-28     정석현 기자

“하루 5만원 벌기도 버겁다”

도내 한 택시회사에 소속된 A기사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기준금을 채우지 못하는 날이 허다해 졌다.

운이 좋아 일일 기준금 15만1000원을 채웠을 경우 25일 기준 그가 받는 월급은 105만원 남짓.

A씨는 “길거리에 사람이 돌아다니질 않는다. 최근 며칠째 기준금조차 채우지 못하고 있다”면서 “어쩔 수 없이 운전대는 잡고 있지만 도저히 생활이 되질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도내 택시기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8일 택시산업노조 전북본부에 따르면 도내 택시회사의 경우 일부 월급제로 운영되는 회사가 있지만 대다수 기준금제도로 운영되고 있다.

회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회사에 납부해야할 기준금은 일 기준 14~15만원선.

이 기준금을 모두 채웠을 경우 한 달에 100~105만원 정도를 수령한다.

택시 회사의 기준금 제도는 법인 소속 기사가 회사에 고정 금액을 납부하고 남은 돈은 기사가 수익으로 챙기는 구조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거리두기 강화로 손님이 뚝 끊기면서 수익이 생기기는커녕 생계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

실제 소병훈 의원이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택시운행정보 법인택시 운행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북지역 법인택시 1대당 일 매출액은 14만1000원으로 지난해 대비 8.0% 감소했다.

전국적으로 살펴보면 1대당 일평균 매출액은 15만3000원으로 지난 2019년 16만1000원에 비해 5.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2월 신천지 교회를 중심으로 1차 대유행이 발생하면서 전국 법인택시 1대당 일평균 매출액은 1월 17만원에서 2월 15만원, 3월 12만7000으로 급감했다.

이후 코로나 확진자가 감소하면서 일평균 매출액은 16만원 수준을 회복했지만 지난 8월 2차 대유행이 발생하면서 9월 일평균 매출액은 14만7000원으로 내려앉았다.

또 12월 3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고 오후 9시 이후 영업제한 조치가 발동하면서 전국 법인택시 1대당 일평균 매출액은 11월 16만3000원에서 12월 13만5000원으로 다시 감소했다.

소 의원은 “택시기사들이 하루에 15시간씩 일해도 회사에 기준금을 내고 나면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현실이다”면서 “코로나 종식 이전까지 택시기사들이 생계를 유지해나갈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석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