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탈당 선언에 도민 반응 '싸늘'

지역일각 "여론 압박에 떠밀려 민주당 떠난것 같다" "이스타 사태 해결 후 돌아오겠다 한 것은 시기상조"

2020-09-24     이건주 기자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보다 하루 늦게 탈당 선언을 한 이상직 민주당 의원이 “잠시 당을 떠나 있겠다”고 탈당 입장문을 발표해 진정성보다는 여론에 떠밀려 탈당을 선언한 것 아니냐는 싸늘한 시각도 있다. 

이 의원은 24일 “대표님 이하 우리 당 선배·동료 의원님들과 당원 동지들에게도 제가 무거운 짐이 된 것 같아 참담하고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선당후사의 자세로 더이상 당에 폐를 끼치지 않겠다”면서 “잠시 당을 떠나 있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역 일각에서는 “여론의 압박에 떠밀려 탈당을 한 것 같다”며 “무엇보다도 진정성있는 자세가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탈당을 선언한 이날 오전 이 의원은 국회 문화체육위원회의에 참석하는 등 변화를 보이지 않다 오후 돌연 탈당설이 돌았다.

이 의원의 갑작스런 자진 탈당 선언에 “의외의 결과”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이 의원은 고강도의 압박 여론에도 묵묵부답하는 자세를 보여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제명을 결정할 때 까지 자진탈당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여론도 있었다.

하지만 돌연 자진 탈당을 발표하자 전주시에 사는 양 모씨(58)는 “도민들이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높은데 더 이상 민주당에 대한 실망을 안겨주면 안 돼 탈당이 수순이었다”며 “공직자로서 이스타항공에 대해 책임성을 갖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스타항공 일이 터지고 이스타 직원들이 시위를 하는 등 거칠게 할 때 당을 탈당해 최선의 모습을 보였으면 이같은 여론은 막았을 것인데 아쉽지만 지금이라도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시민 홍 모씨(56)는 “이스타 문제를 해결하고 민주당으로 돌아오겠다고 밝힌 것은 시기상조의 불필요한 말이었다”며 “여론에 떠밀려 탈당을 하면서 ‘잠시 당을 떠나 있겠다’는 말이나 ‘의혹을 소명하고 되돌아오겠다’는 말은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고 문제의 빌미를 남기는 이해할 수 없는 말이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지역 모 도의원은 “탈당 당사자가 당으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한다고 해서 당이 그렇게 하는 것도 아니고, 탈당을 하면서 아쉬운 마음에 아쉽다는 마음을 그렇게 표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론이 트집 잡으려 하면 죽은 사람도 트집 잡을 수 있는 것인데 인간적인 마음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대변했다.

도민기업으로 불렸던 이스타항공에 대해 유수의 도민기업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도민들은 자부심과 긍지로 이스타항공을 바라본 게 사실이다. 도민기업을 살리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창업주일 뿐 소유주는 아니다”며 “법적 책임은 없다”고 책임을 회피해왔다.

그러다 여론이 악화되자 떠밀리듯 탈당을 하면서 이제야 “사즉생의 각오로 이스타항공과 그 직원들의 이 자리를 되돌려 놓겠다”고 밝혔다.

이를 접한 전주시 김 모씨(47)는 “탈당에 이르러서야 이스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말을 하는데, 그러면 그동안은 뭐하고 지금에서야 해결한다는 말을 하느냐”며 “이스타 문제 같은 여론꺼리가 있었으면 국회의원 후보로 나오지도 말았어야지, 국회의원 신분이 되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판단을 잘못한 것 같다”고 싸늘하게 말했다.

한편 가족기업이 피감기관으로부터 수천억대의 특혜 수주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던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은 여론이 거세지자 전날인 23일 전격 탈당을 발표했다. 이 의원의 이스타항공 문제는 박 의원 특혜 문제에 앞서 거센 여론에 부딪히면서 ‘자진탈당 방향이 되지 않겠냐’는 조심스런 지역 관측이 있었으나, 고심의 시간이 길었던 탓인지 이 의원의 탈당 선언에 지역여론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도 있다. 이건주 기자